[속보]'CPI 대기' 미 증시 혼조…삼성發 반도체주 반등

  • 등록 2023-04-11 오전 5:02:11

    수정 2023-04-11 오전 5:02:1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이번주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대기하며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진 데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게 나오면서 장중 다소 약세 압력을 받았다. 다만 주요 반도체주는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 이후 반등했고, 3대 지수가 혼조 마감하는데 영향을 줬다.

(사진=AFP 제공)


1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0%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0% 올랐다.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03% 떨어졌다.

3대 지수는 지난 7일 나온 지난달 고용 보고서를 본격 반영하면서 하락 출발했다. 당시 부활절 직전의 성금요일로 증시가 휴장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3만6000개 늘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만8000개)를 약간 밑돌았다. 직전월인 올해 2월 당시 32만6000개보다 증가 폭이 10만개 가까이 줄었다. 지난달 증가 규모는 지난 2020년 12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인플레이션의 주범이었던 노동시장 과열이 가라앉고 있다는 긍정론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까지 더해지면 급격한 침체가 올 수 있다는 부정론이 동시에 나온다. 글렌메디 프라이빗 웰스의 제이슨 프라이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데이터는 미국에서 서서히 일어나는 경기 침체 전망과 일치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즉시 해결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는 추가로 2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데이터는 SVB 사태 이전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것”이라며 “이제는 (은행권의) 신용 여건 강화까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고용 둔화세가 뚜렷한 가운데 대출 감소가 겹치면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장은 아울러 오는 12일 나오는 지난달 CPI를 주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년 대비 5.1%다. 전월(6.0%)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0.4%로 전월(0.5%) 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은 예상 밖 반등하면서 주목 받았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소비자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지난달 4.7%로 전월(4.2%) 대비 상승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뛴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은 한 달 사이 2.7%에서 2.8%로 올랐다. 침체 우려가 점증하는 와중에 인플레이션 지표가 뛰면 연준의 고민은 더 커질 수 있다.

주요 빅테크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전기차 가격을 또 인하하기로 한 테슬라의 주가는 소폭 떨어졌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의 주가 역시 내렸다. 그러나 삼성전자(005930)의 감산 발표 이후 마이크론, 엔비디아, AMD 등 주요 반도체주는 상승했고, 3대 지수가 장중 상승세를 타는데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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