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대학 고사 위기, 해법 찾기 왜 미루나

  • 등록 2022-01-20 오전 5:00:00

    수정 2022-01-20 오전 5:00:00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18년 뒤인 2040년에는 전국의 대학 가운데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학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대학교육연구소가 낸 보고서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에 따르면 대학입학 가능 인구가 2020년 46만 4000여명에서 2040년 28만 3000여명으로 4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2040년에는 현재 26만명인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학의 입학 정원만으로 대학진학 수요가 거의 충족되므로 지방 사립대학은 대부분 입학 지원자가 없어 문을 닫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행인 것은 대학입학 가능 인구가 지난해부터 2031년까지 10년 동안은 대체로 40만명 이상을 유지할 전망이라는 점이다. 그 뒤로 2040년까지 9년 동안 감소 속도가 빨라져 12만여명 더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10년이 지방대학 줄도산을 막을 골든타임이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지방대학 입학정원 미달 사태는 이미 시작됐다. 대입 정시모집 때 가·나·다 군에 1인당 1회씩 총 3회 지원할 수 있으니 경쟁률이 3대1에 못 미치면 사실상 정원 미달이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이런 정원 미달 대학이 59곳이고, 그 가운데 80%가 넘는 49곳이 지방대학이었다.

지방대학 소멸을 미래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우리 사회에 없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돼 가는 동안 입학생 감소로 인한 대학재정 부실화는 교육 부실화로 이어지고 결국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방대학 위기는 지역 경제와 문화 쇠퇴로 이어져 지방 소멸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대학입학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모든 대학의 정원을 일률적으로 줄여나간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모든 대학의 재정을 고르게 악화시킬 뿐이다.

대학 체제의 전면적 개혁 외에는 길이 없다. 개혁 방안은 그동안 다양하게 제시됐다. 수도권 소재 대규모 대학 정원을 감축하자는 제안도 나왔고, 수도권 대학은 학부를 폐지하고 대학원 교육만 하게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부실대학 퇴출 정도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교육 당국은 이제라도 종합적인 개혁 논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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