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최근 국내외 기업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거세게 불자 대형 회계법인들이 ESG 전문 인력 채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무적 가치 강화에 중점을 두던 전통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 비재무적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업계 너도나도 회계법인에 ESG 전략 수립 및 컨설팅 등을 요청하면서다. 회계법인들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ESG 컨설팅을 미래 먹거리로 받아들이며 ESG 전문 인력에 대한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 (사진=셔터스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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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회계 업계에 따르면 삼일PwC와 삼정KPMG, EY한영, 딜로이트 안진 등 대형 회계법인들은 ESG 보고서 및 평가자문 등을 위한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섰다. 우선 ESG 컨설팅 부문을 가장 활발하게 확장하고 있는 곳은 지난 2008년 회계법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ESG 전담팀을 신설한 삼정KPMG다. 회사는 ESG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ESG 전문가 채용에 나서왔다. 그 결과 현재 국내에만 약 80명 이상의 ESG 컨설팅 인력을 확보한 상태며 앞으로 그 수를 더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삼정KPMG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30명으로 꾸려진 ESG 전담팀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ESG 경영 전략 자문과 M&A(실사), 인증, 채권 발행 등 서비스별 전문가 80여 명으로 구성해 운영 중”이라며 “불과 1년도 안 돼 2.5배 이상의 조직 성장을 이룬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정KPMG ESG비즈니스 그룹은 ESG 자문 수요에 밀접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ESG 전문 인력을 채용 중”이라며 “내부에서도 ESG 자문과 연계가 높은 전문직에 대해 적극적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딜로이트 안진도 지난 3월 ESG 센터를 발족한 이후로 ‘ESG 전문 인력 채용 공고’를 내고 관련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직무기술로는 ESG 보고서 및 평가 자문, 환경·기후 전략 수립(탄소중립 달성 전략 및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 수립), ESG 경영전략 및 공시전략 수립, 비재무 평가 및 실사 등을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딜로이트 그룹 ESG 센터는 회계 감사와 세무 자문, 재무 자문, 리스크 자문, 컨설팅 등 핵심 영역별 전문가 6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며 “ESG 경영 체계와 탈탄소사업 전략 수립, 지속가능금융 및 투자(ESG 채권 발행 검·인증), ESG 공시, ESG 실사 등 광범위한 자문 영역을 아우르며 다각화된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인력 충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SG 전문 인력 확보에 열성인 곳은 이들뿐이 아니다. 지난달 말 ESG 대응 조직인 ‘ESG 임팩트 허브’를 출범한 EY한영도 상반기를 기점으로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경영서비스 인력 모집에 나선 상태다. 직무기술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전략 수립·실행·성과 관리와 비재무성과 및 ESG 관련 평가 대응(지속가능성 보고서 기획·검증), 기후 변화 및 탄소배출권 관련 전략 수립 등을 내세웠다. 회사 측은 대응 조직을 새롭게 꾸린 만큼, 관련 인력을 충원해 전사적으로 ESG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SG 전담 조직을 구성한 PwC삼일회계법인도 ESG 컨설턴트 채용에 열심이다. 채용 공고 등에 따르면 회사는 ESG 인력 직무기술로 ESG 경영 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ESG 비전 체계 재정립, ESG 가치를 통합한 비즈니스 전략 수립, ESG 실행체계 및 로드맵 수립,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ESG 평가 대응 자문 등을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10여명의 ESG 관련 인력을 충원했고, 현재도 상시 채용 중”이라며 “각종 산업에서 ESG 수요가 넘치는 데 따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