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2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이 다시 공격 긴축을 예고하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커졌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6분 현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9% 하락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7%,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28% 각각 떨어지고 있다. 3대 지수는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AFP 제공) |
|
개장 전 나온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언급이 투자 심리를 얼렸다. 그는 “기준금리가 아직 충분히 제한적인 구간에 있지 않다”며 “시장이 가격을 매기는 것은 내년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 온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올라 있는 물가를 일정 수준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경기 침체를 동반하면서 물가가 낮아지는 디플레이션과는 약간 다르다. 불라드 총재의 언급은 시장이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크다는 뜻으로 읽힌다. 불라드 총재는 연준 내에서 가장 강경한 매파로 불린다.
에스더 조지 캔사스시티 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노동시장이 이렇게 빡빡한데, 어떻게 인플레이션 수준을 지속적으로 끌어내릴지 모르겠다”며 “(추가적인 긴축으로 인해) 아마 경제는 위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4000건 감소한 22만2000건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8000건)를 하회했다. 빅테크들이 잇따라 대량 해고를 발표하고 있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다.
CNBC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흔들렸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단박에 10bp(1bp=0.01%포인트) 이상 뛰며 장중 3.805%까지 올랐다(국채금리 하락).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4.465%까지 상승했다. 이에 3대 지수까지 덩달아 직격탄을 맞았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FO)는 “추가적인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의 누적된 영향은 경기 후퇴의 위험이 여전히 높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