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음주에 반복되는 두통, 뇌혈관 막히는 '뇌졸중' 위험

거리두기 해제로 늘어난 술자리, 과음은 급격한 혈압 상승의 원인
  • 등록 2022-06-05 오전 7:59:41

    수정 2022-06-05 오전 7:59:4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회식들이 속속들이 재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일 음주와 과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잦은 과음은 혈압을 단시간에 끌어올려 뇌경색과 뇌출혈 등의 뇌졸중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 공급이 안 돼 급격하게 뇌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를 말한다. 뇌혈관이 막혀버리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뇌출혈 등이 뇌졸중에 해당하는 질환이다. 뇌졸중은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다. 주로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며,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환자가 많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뇌졸중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60만 7,86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0세 이상 환자 수는 59만 5,323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98%를 차지했다. 특히 같은 기간 40대 환자 수가 2만 9,952명에서 50대 9만 1,335명으로 약 3배 이상 급증하는 것으로 봤을 때 이 시기에 뇌졸중 관리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

뇌졸중은 혈관성 질환이기 때문에 뇌혈관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노출돼 있을 때 발생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동맥 경화증의 진단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 보다 뇌졸중의 위험이 크다. 또, 혈압을 상승시키는 음주도 뇌혈관에 무리를 가해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일 이어지는 잦은 음주는 체내 수분량을 감소시켜 혈압을 높이고 뇌로 향하는 산소 공급을 방해해 뇌졸중 발병을 부추기게 된다.

뇌졸중 발생 전에는 여러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자신이 뇌졸중의 고위험군이라고 생각된다면 자신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을 잘 체크해두는 게 중요하다. 평소에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자주 발생하면서 구토나 구역감이 동반된다면 뇌졸중의 증상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이 외에도 한쪽 팔다리가 힘이 빠지면서 감각이 무뎌지거나 상대방과 대화할 때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어눌한 발음이 나온다면 뇌졸중의 전조 증상을 의심해볼 만하다.

뇌졸중으로 인해 뇌세포가 혈액을 공급 받지 못한다면 5분 이후부터 뇌 기능이 서서히 손상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뇌졸중의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4시간 30분 안에는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골든타임 안에서도 1초라도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 환자가 뇌경색으로 인한 뇌졸중이라면 정맥르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제나 동맥으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혈관이 터져버린 뇌출혈의 경우라면 출혈 부위와 출혈량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출혈이 크지 않다면 내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고 혈관에 이상이 발견된 경우라면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윤승재 과장은 “잦은 과음은 뇌혈관뿐만 아니라 심혈관, 간에도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중장년층이라면 각별히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며 “음주 전후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음주 후에는 3일 정도의 금주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뇌졸중은 발생 이후 빠른 치료가 중요하지만, 발병 초기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치료 시기를 늦추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치료가 지연돼 환자에게 더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약물치료와 재활치료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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