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이상 찐부자들의 '원픽'..하이주얼리 끝판왕은?[찐부자 리포트]

복수의 자산가 만장일치로 영국 '그라프' 꼽아
역사 짧아도 희소성·품질·세공력 압도적 1위 평가
아르노 바스티앙 그라프 아시아 회장 단독 인터뷰
"한국, 보석 보는 안목 높아..성장 잠재력 강해"
그라프, 갤러리아百서 이달 22일~5월 9일 전시 예정
  • 등록 2022-04-17 오전 8:30:00

    수정 2022-11-18 오후 12:19:19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내 상위 0.01% 부자 열의 아홉은 보석이라면 ‘그라프(GRAFF)’를 꼽을 거예요. 다이아몬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때깔이 다른 하이주얼리 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거든요. 에르메스는 닳아도 다이아몬드는 영원하죠.” (신라호텔 VIP A 씨)

부자들의 손, 목, 귀, 팔에는 언제나 보석이 빛난다. 명품이 대중화된 요즘은 웬만한 핸드백으로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운 시대다. 자산가들은 흔해 빠진 걸 거부하고 남들이 좀체 따라 할 수 없는 새롭고 특별한 것을 원한다. 일반 주얼리가 아닌 ‘하이주얼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하이주얼리는 부자들의 욕망을 채우는 것은 물론 부동산·금융 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하나의 실물 자산으로 세금에 유리해 증여·상속 등의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라프 쿠션 컷 다이아몬드 하이 주얼리 링(10.32캐럿)(왼쪽)과 쿠션 컷 루비 하이 주얼리 링(3.03캐럿). 가격은 각각 16억7200만원, 11억3150만원. (사진=그라프 공식홈페이지)
지난 3개월간 ‘찐부자 리포트’를 연재하며 만난 복수의 300억원대 이상 자산가들은 하이주얼리 1등 브랜드로 ‘다이아몬드의 황제’ 영국의 ‘그라프’를 꼽았다. 부자들이 그라프를 세계 최고 보석으로 추앙하는 이유는 압도적인 ‘희소성’ 때문이다. 그라프는 지구에서 가장 귀한 다이아몬드 원석을 취급하고 흠결 없는 제품을 만들려는 브랜드 정신을 고수하고 있다. 클래식함과 트렌디함을 동시에 갖춰 60여년의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100~180년 역사의 티파니 앤 코, 불가리, 반클리프 앤 아펠, 쇼파드, 까르띠에보다 더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그라프는 전 세계 최고급 백화점에만 입점하기로 유명하다. 국내에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지난 2013년 신라호텔에 유치하면서 처음 소개됐다. 이후 ‘이부진 다이아몬드’로 입소문을 타며 부자들의 소유욕을 끊임없이 자극해왔다. 현재 그라프는 갤러리아백화점까지 국내 두 곳의 살롱을 운영 중이다.

▲아르노 바스티앙(Arnaud Bastien) 그라프 아시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그라프 다이아몬즈 브랜치즈 리미티드)
그라프가 명품 위의 명품으로 큰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6일 이데일리는 아르노 바스티앙(Arnaud Bastien) 그라프 아시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 1999년 리치몬트 그룹 대표 브랜드 까르띠에와 쇼파드를 거쳐 2007년 그라프에 합류해 아시아 지부 총괄 대표직를 맡고 있다.

바스티앙 아시아 회장은 그라프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가족 경영 체제’를 꼽았다. 그라프는 하이주얼리 브랜드 가운데 철저히 가족 사업을 유지하는 유일한 브랜드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리치몬트가 패션·시계·보석 브랜드를 인수·합병(M&A) 하며 몸집을 키우는 것과는 달리 그라프는 로렌스 그라프 최고경영자(CEO)의 지휘 아래 까다롭고 철저한 통제와 관리 속에 운영된다. 마치 파텍필립이 시계의 황제로 인정받는 이유와 비슷하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 1층에 위치한 그라프 매장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그는 “독특한 수직통합 비즈니스 모델 하에 그라프 가족들이 원석 상태의 다이아몬드를 조달하는 것부터 커팅, 폴리싱, 디자인, 세팅, 유통 등 보석 생산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관여한다”며 “1캐럿 이상의 각각의 다이아몬드는 가문의 일원이 엄격한 기준으로 직접 고르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에 대한 품질을 보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라프의 핵심 사업인 하이주얼리 사업에 대해서는 “각각의 제품이 유일무이할 뿐만 아니라 귀하고 희귀한 보석들은 비교 대상이 없다”며 “고객과 보석감정사들은 우리만의 특별한 제품을 인정하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을 판매할 수 있는 그라프의 전문성과 정통성을 신뢰한다”고 설명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자부심, 세월을 압도하는 장인정신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바스티앙 회장은 국내 고객의 안목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 고객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높은 데다가 배우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이라며 “최고급 보석을 보는 눈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하고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주얼리 외에도 0.5~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와 웨딩 밴드 등 예물 컬렉션이나 일반 주얼리의 경우 독특하면서도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옐로우와 화이트 다이아몬드 주얼리. 가격은 미공개로 대부분의 하이주얼리 브랜드는 주문을 원하는 VIP 고객을 대상에 한해 가격을 공개한다. 각 브랜드별로 차이가 있지만 VIP는 단독 전시에 초대받거나 비행기, 호텔 서비스 등의 여러 혜택을 누린다. (사진=그라프 공식 홈페이지)
그는 “현재 한국에서 두 곳의 살롱을 운영 중이지만 서울과 근처 도시에 매장 확대를 위한 발판을 확실히 마련해 나가고 있다”며 “다이아몬드를 향한 우리의 열정과 사랑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주얼리 브랜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라프는 한국 시장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오는 22일부터 5월 9일까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전시회를 연다. 이 기간 동안은 브랜드에서 가장 희귀한 보석들이 다수 공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희소성이 높은 보석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이아몬드 SE에 따르면 이달 국제 다이아몬드 가격은 캐럿당 평균 231.1달러 수준으로 전년(209.6달러) 대비 10.3% 뛰면서 2000년대 이후 최고점인 2012년 2월(234.8달러) 수준에 근접했다.

국내 1세대 미국 보석 학회 공인 보석감정사(GIA-GG) 이승규 마이젬 대표는 “한국에 세계적 브랜드가 들어온 지 30여 년이 되면서 보석 관련 지식이 높아진 만큼 시간이 갈수록 고가의 천연 보석은 고갈되고 채굴이 어려워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투자의 개념이나 자산으로서 더욱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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