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명 대화방서 “지금 매수”…코인, '작전’ 무방비 노출

  • 등록 2021-04-26 오전 5:00:00

    수정 2021-04-26 오전 5:00: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암호화폐 시장에 조직적인 시세조종이 판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여러 사람을 모아 시세조종에 가담시키는 행태도 흔하다.

25일 SBS는 해외 시세조종 온라인 대화방에서 암호화폐 시세조종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확인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게이머들이 메신저로 많이 활용하는 미국산 메신저 디스코드에 개설된 암호화폐 채널에서는 조직적으로 시세를 조종하기 위한 활동이 벌어진다.

운영자가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코인의 펌핑, 즉 시세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위한 시간을 지정한 뒤 해당 시간이 되면 코인을 공개해 전세계에서 매수가 이뤄지고 가격이 치솟는다.

보도에 노출된 코인은 1, 2분 만에 가격이 35%나 오르더니 20분 만에 ‘펌핑’ 직전 시점 대비 절반으로 다시 가격이 떨어진다.

시세 조작이 이루어지는 것을 모르고 그저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고 무작정 코인을 매수한 이들은 순식간에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초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해당 채널 가입자는 2만8000여명이나 된다. 거래량이 크지 않은 코인에 이들이 개입하면 시세 조작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같은 시세 조종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제보가 나오고 있다. 유명 투자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특정 코인의 매수가 이뤄지도록 유인한 뒤 단시간에 매도해 차익을 노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 등에는 코인 가격을 예상하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과장하는 방송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투자 손실 위험이 매우 큰 상황임에도 국내에서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4대 거래소 신규 투자자만 240만명이 넘을 정도로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직접 “잘못된 길”이라며 코인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는 등 시장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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