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합병증 동반하는 고혈압은 아는 만큼 예방이 가능하다

2021년 기준 국내 성인 31% 고혈압 앓고 있어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심부전 등 합병증 위험
  • 등록 2023-02-26 오전 7:41:41

    수정 2023-02-26 오전 7:41:4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생활습관 변화와 급속한 고령화로 국내 고혈압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젊은 층도 예외가 아니다. 젊은 나이에 고혈압으로 진단받는다면 원인이 있는 이차성 고혈압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고혈압 환자는 뇌출혈, 심부전증 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혈압은 혈액이 동맥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한다. 고혈압은 동맥 혈압이 정상보다 높아진 상태로,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다.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원인 질환이 밝혀져 있고 이에 의해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95%는 본태성 고혈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인구의 고혈압 유병환자는 2007년 708만명에서 2021년 1,374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2021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의 3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운동부족과 비만 인구가 늘어 만성질환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 건강검진이나 의료기관 이용으로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도 증가했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신체검사나 진찰 중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보통 고혈압은 노년층에서 빈번히 발생하므로 젊은 나이에 고혈압을 진단받는다면 이차성 고혈압인지 확인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갈색세포종과 같은 내분비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특수 혈액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차성 고혈압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원인 질환을 감별해야 한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주된 위험요소다. 고혈압 합병증은 고혈압으로 최초 진단된 이후에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신장질환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2021년 주요 합병증 질환별로는 관상동맥질환 20만 9,692명, 뇌혈관질환 17만 8,993명, 심부전 13만 9,369명, 만성신장질환 8만 8,887명이었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머리가 무겁거나 숨이 차고 두통, 이명, 현기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뇌출혈이다. 이는 고혈압으로 인해 미세한 뇌동맥이 파열돼 피가 뇌 조직을 손상시키는 현상이다. 뇌졸중 환자의 약 80%에서 고혈압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심부전증도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심장 근육이 비대해지고 기능이 저하된다. 그 결과로 운동할 때 호흡 곤란을 느끼고, 휴식할 때에도 숨쉬기가 어려워져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혈압은 흡연, 고지혈증과 함께 동맥경화증의 3대 발생 위험 인자로도 꼽힌다. 혈관이 고혈압 때문에 손상되면 백혈구 및 혈소판이 손상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반응해 동맥경화를 유발하게 된다. 또 고혈압을 방치하면 단백뇨와 같은 신장 질환이 나타나며 점차 악화되면 신부전증, 요독증 등 만성 신부전이 발생한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비만, 주로 앉아서 지내는 생활양식, 유전적인 영향 등이 고혈압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중장년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수치가 나타나곤 하는데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부장은 “고혈압은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며 “고혈압과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식단을 채소 위주로 섭취하고,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는 등 생활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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