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안압 정상인데…'시력도둑' 녹내장

  • 등록 2018-06-12 오전 4:12:43

    수정 2018-06-12 오후 2:04:48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안과 나정화 과장]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이 진행, 시야(보이는 범위)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이다. 백내장·당뇨성 망막증과 함께 실명의 3대 원인 중 하나다. 전체 인구의 2% 정도로 가장 흔한 만성 성인 안과 질환이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40세 이상에서의 원발성 녹내장 유병률이 4.2%에 달했다.

녹내장은 안압(안구 내 압력) 상승이나 안혈류 장애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최근에는 유전적 요인 등 다른 원인들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안압이 높아 시신경이 손상된 고안압 녹내장도 있고, 안압이 정상 범위(10~21mmHg)임에도 불구하고 시신경이 손상된 정상 안압 녹내장도 있다. 동양인의 경우 정상 안압 녹내장이 고안압 녹내장보다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녹내장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대부분 말기가 돼 시력을 잃기 직전까지도 전혀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시신경 상태를 알아보는 검사를 따로 받지 않고서는 녹내장을 진단하기 어렵다. 또한 △시야 검사계 △시신경 및 시신경섬유층 분석계 △각막 두께 및 전방각 분석계 등 시신경 분석에 대한 정밀 장비를 사용해야 녹내장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때문에 반드시 녹내장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녹내장은 한 번 발생하면 완치가 불가능하며 약물과 레이저 치료, 수술 등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일찍 발견해 치료할 경우 녹내장으로 인한 시야 손상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녹내장은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 때문에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막는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녹내장 주의사항

1. 녹내장 중 가장 흔한 형태인 만성 개방각 녹내장의 경우 자각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2. 안압 만을 기준으로 녹내장을 검진하는 경우 동양인에서 흔한 ‘정상 안압 녹내장’을 진단하지 못할 수 있다.

3. 녹내장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전방각 분석, 망막신경섬유층 촬영 카메라, OCT, 시야 검사 등 정밀 검사를 시행해야 하므로 이러한 장비를 갖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정확한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

4. 녹내장을 처음 의심하는 시신경 형태 판독 또는 녹내장에 따른 적절한 치료 선택은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녹내장 전문의 진료가 필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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