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날의 불청객 '질염', 슬기로운 관리법은?

질염 환자 절반이 20~30대, 적극적인 치료 자세가 중요
  • 등록 2021-06-26 오전 12:03:59

    수정 2021-06-26 오전 12:03:5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덥고 습한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불쾌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쾌함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는 세균들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데, 여성들의 경우 질염 발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질염이란 여성의 질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질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을 만큼 여성들에게는 흔한 질병으로 알려졌다. 질염은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거나, 철저한 위생관리가 따라주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높아 만성 질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특히 질염은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흔히 발생하는 만큼 관심을 갖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질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129만 8,816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가 32만 6,719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30만 7,799명으로 뒤를 이었다. 20~30대 환자 수는 전체 환자 수의 약 48%를 차지했는데, 질염 환자 10명 가운데 5명은 20~30대인 셈이다.

질염은 비위생적인 생활습관으로 발생한다는 생각에 질환을 숨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비위생적인 생활습관으로 질염이 발생한다는 것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질 내부는 적당한 산성도를 유지하면서 질 내에 비정상적인 세균들이 서식하는 것을 막는다. 이때 잘못된 질 세척 방법, 임신, 폐경, 면역력 약화 등의 이유로 질 내부가 알칼리화되면 질염 발생의 위험이 커진다.

질염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질염 중 비교적 흔한 칸디다 질염은 곰팡이 균의 종류인 칸디다 균에 노출돼 발생한다. 흰색을 띠는 질 분비물이 나타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며 외음부에 통증과 부종이 동반되기도 한다. 질 내부가 알칼리화되면서 발생하는 세균성 질염은 노란색 질 분비물이 발생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는 특징을 보인다. 질염은 성관계를 통해 전파될 수도 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이 대표적인데, 다량의 냉이 발생해 속옷이 젖는 경우가 발생하며 질 입구가 따갑고 가려움증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전파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남녀가 함께 치료받는 게 좋다.

질염 검사는 질 분비물 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히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검사를 통해 질염이 원인이 파악되면 그에 맞는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가 진행되며, 질 내에 적절한 산성도를 유지해주는 유산균의 처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세란병원 서은주 과장은 “질염은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료와 함께 철저한 자기관리가 동반돼야 한다”며 “질 내부를 세척할 때는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게 좋으며 꽉 끼는 옷이나 속옷을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면으로 된 속옷을 착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염은 위생과 관련 없이 몸의 면역력 약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며 “질염을 오랜 기간 방치할 경우 만성질염이나 염증이 골반으로 파급 될 위험이 있어 증상이 의심된다면 조기에 진단을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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