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애물단지’ 예탁결제원 일산센터, 매각 무산 직전 성사

6년간 매각 시도만 수십차례 ‘애물단지’ 예탁원 일산센터
저가 매각에도 막판까지 속썩여...예탁원 ‘노심초사’
매각 무산 직전 가까스로 마무리
잔금 납부 연체한 디에스네트웍스 “말 할 수 없어”
  • 등록 2023-05-12 오전 6:07:03

    수정 2023-05-12 오전 6:07:03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무산될 위기에 처했던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 최종 매각이 막판에 가까스로 성사됐다. 매입예정자였던 부동산 디벨로퍼 디에스네트웍스가 약속한 대금 지급일을 넘겨 연체 문제를 일으키면서 한동안 잡음이 일었다. 예탁원 측이 적극적으로 납입 연체를 기다려주는 등 인내심을 발휘해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9월 597억에 매각계약을 진행했던 예탁결제원 일산센터 소유권 이전이 약 2년7개월여 만에 최종 성사됐다. 지난달 21일 디에스네트웍스 측이 최종 잔금 납입을 마무하고 소유권 이전 작업을 진행했다.

당초 잔금 납입 마감일은 지난달 초까지였으나 디에스네트웍스 측이 납부 연체로 문제를 일으키면서 한동안 예탁원 내부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잔금 연체가 지속되면 자동적으로 매각이 무산될 수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기 속에 매각이 무산될 경우 일산센터의 매각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타격이 적지 않은 예탁원 측이 연체 문제를 인내했고, 디에스네트웍스 측이 막판에 납부를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 전경.
일산센터건물은 예탁원이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라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장기간 매각에 고전해 애를 먹었던 ‘애물단지’ 자산이었다. 지난 2014년부터 6년간 25차례에 걸쳐 입찰 공고를 내고 토지(6928.4㎡) 및 건물(2만2976.54㎡)에 대해 공개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입을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하 5층~지상 7층으로 중대형 규모지만 국가보안시설로 건립된 특수목적 건물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특수시설이라 일반 용도로 사용되기가 쉽지 않아서다. 매각 결정 초기에는 감정가액이 600억 초반대였으나, 부동산 호황기였음에도 번번이 매각에 실패해 재감정을 통해 감정가액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매각이 지지부진한 기간 동안 일산센터 매각 문제는 해마다 국정감사 화두로 올랐다. 예탁원 사장이 해마다 국정감사에 불려 가 매각 비효율성과 이전에 따른 국고낭비 문제를 질타받기도 했다. 예탁원은 매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며 매각 추진 전담 조직까지 편성하기도 했다. 디에스네트웍스 측 연체 문제에 예탁원이 내부적으로 큰 곤혹을 치르면서도 인내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예탁원 내부에서 근심이 적지 않던 사안”이라며 “지금 매각이 무산되면 가격을 더 내려서 팔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그럼에도 안 팔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입자 측이 시간을 끈 데에도 상당한 이유가 있을 텐데, 향후 활용이 쉽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잔금 지급을 미룬 배경에 대해 디에스네트웍스 관계자는 “언론에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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