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여아 성조숙증, 키 손실만 문제가 아니다!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 등록 2022-07-09 오전 12:03:24

    수정 2022-07-09 오전 12:03:24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건강에 관해 자연스러운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며 불가능했던 병들을 극복해 왔지만, 그 치료 과정에서 작든 크든 부작용의 경험도 함께 쌓아왔기 때문이다.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그 불똥은 엉뚱하게도 아이들이 함께 맞을 때가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성조숙증도 그렇다.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성조숙증은 여아 8세 이전 또는 남아 9세 이전에 이차성징이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여아에게 가슴 몽우리가 발달하고, 남아에게는 고환의 크기가 등의 신체 변화가 일어난다. 또래 평균보다 2년 이상 사춘기가 빨리 시작한 것인 만큼, 충분히 자라지도 못한 상태에서 성장판도 빨리 닫히게 된다. 성조숙증을 방치할 경우 10cm 이상 최종 키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국내 성조숙증 치료 환자 수는 2016년 8만여 명 정도에서, 2020년 13만 명, 2021년 16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유전뿐 아니라, 서구화된 식습관 등 환경적인 요인이 점점 더 폭넓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급증하는 성조숙증 환아의 90%가 여아다. 이때 적지 않은 부모가 여아니까 남아보다 키로 인한 사회적 제약을 덜 받는다고 오해하거나, 사춘기 진행을 인위적으로 늦추는 치료가 아이에게 해가 된다는 착각에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틀렸다. 여아 성조숙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었을 때 심각한 여성 질환 문제를 겪게 될 위험이 있다. 성조숙증으로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며 조기폐경, 심혈관계질환, 심장질환, 자궁내막증, 난소암, 유방암 등을 겪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1세 이하에 초경을 한 여성이 13세에 초경을 한 여성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도가 30%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심신의 스트레스가 크고 그 영향이 불안감, 우울증 등으로 오래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여아가 빠른 초경으로 초등학교 생활 중 생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불편함이라는 말로는 담기 힘들 만큼 괴로운 것이다. 빠른 신체 변화에 사춘기의 혼란스러운 감정까지 더해져, 또래 관계, 학업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아 성조숙증은 아이의 미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예방하고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초1~2부터는 성조숙증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혹시 성조숙증으로 판단될 때는 서둘러 전문의의 올바른 치료를 받아 성장 흐름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이 아이의 평생 건강과 행복도 잡는 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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