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부모님댁 방문했다면? 뼈와 근육부터 살펴보세요

  • 등록 2022-05-05 오전 12:03:34

    수정 2022-05-05 오전 12:03:3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부모님들은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몸이 예전 같지 않지만 웬만하면 자식들 부담될까 병을 숨기고 키우는 경우가 많다. 어버이의 날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야말로 어떤 선물보다 값지고, 당연한 자식의 도리다. 특히 노년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건강이 필수적인 만큼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 예방 관리가 중요하다.

◇ 부모님 뼈와 근육 건강 체크 중요

건강하던 부모님이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뼈와 근육의 약화가 계속되고 기능이 떨어지면 작은 부주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부모님들의 뼈 건강은 다른 신체 부위와 달리, 노화의 정도를 육안으로는 알 수 없다. 뼈의 노화 현상은 골다공증과 관련이 있다. 뼈의 밀도와 강도가 떨어지는 골다공증은 가벼운 충격이나 낙상에도 뼈가 부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가정 내 넘어짐, 미끄러짐 사고로 노인들이 척추나 고관절, 손목 관절에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노인들은 균형감각과 운동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순간적인 미끄러운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 68만5,869명이던 골다공증 환자가 2021년 106만9,727명으로 10년 새 64%나 증가했다. 특히 완경기 이후 여성 골다공증 환자가 많은데,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로 뼈의 소실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50세 이상 여성의 경우는 10명 중 4명에게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뼈 건강과 함께 근육 감소도 살펴야 한다. 보통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떨어지면 우리 몸의 근육이 줄고, 근력이 떨어진다는 신호다. 만성질환이나 영양 부족, 운동량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노화의 결과다. 우리 몸의 근육은 보통 50대부터 매년 1%씩 줄기 시작해, 80대에 이르면 30대 근육의 50%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근육의 강도 역시 크게 감소한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강진우 원장은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만큼 노년기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뼈와 근육 건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골다공증이나 근감소증이 있으면 골절 위험을 막기 위해 기초체력을 길러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허리와 등 근육은 척추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데 근육이 줄어들면 허리를 펴는 게 힘들어진다. 허리가 구부러져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을 살펴보면, 육안으로 보기에도 등의 근육이 말라붙어 척추뼈가 도드라질 정도로 근육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노년층에 자주 발생하는 척추 협착증이나 전방 전위증 질환을 겪는 분들 대다수가 허리와 등 근육의 저하를 동반하고 있다. 만약 부모님의 허리가 굽어 있고, 자꾸 뒷짐을 지고 걷거나 유모차 등에 의지해 걷는다면 근육의 감소와 척추 질환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

힘찬병원 신경외과 윤기성 원장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탄성과 양이 줄어 염좌나 통증, 퇴행성 척추 질환들에 취약해진다”라며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근육량이 적은 사람이 넘어지면 척추 압박골절도 일어나기 쉽다”라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척추압박골절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낙상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허리 통증이 심해졌을 때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척추압박골절은 65세 이상에서 50% 이상이 경험하지만 2/3는 모른 채 살아간다. 척추압박골절은 넘어지거나 주저앉는 것과 같은 가벼운 외상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골절된 척추뼈가 정상보다 주저앉아 납작하게 변형된다. 압박골절이 척추의 높이를 감소시켜 점차 키가 작아진다.

또 하체 근육 감소는 보행이 불안정해져 낙상으로 연결되고, 넘어지면 심각한 고관절 골절 위험이 커진다. 골다공증이나 무릎 관절염이 있는 경우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무릎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거동이 줄어들면 다리 근력이 약해지는 원인이 되고, 균형감각까지 떨어져 고관절 골절을 입을 위험이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며, 움직이기도 어려워 수술밖에 치료 방법이 없다. 고령 환자들은 고관절 수술을 한 뒤 회복도 상당히 느리고, 오랜 병상 생활로 전신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다. 고관절 치료의 어려움은 고관절 자체의 문제보다 다른 기저질환 때문인 경우가 많다. 오래가지고 있던 질환들이 병상 생활을 하면서 악화되어 고관절 수술 후 1년 이내에 30%가 사망하는 문제가 생긴다.

몸의 근육은 운동과 음식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매일 조금씩 걷는 것도 근육 향상에 도움이 되며, 나이 들수록 엉덩이나 허벅지 같은 하체 근육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하체 근육을 늘리는 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신체 균형, 밸런스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엉덩이 근육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 주고 좌우 균형을 잡아준다. 또 허리를 받쳐주고 척추에 힘을 더해주는 중요한 근육이다. 음식은 근육을 구성하는 주요 영양소인 단백질이나 비타민D 등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60kg인 사람의 경우, 1일 필요 단백질 섭취량은 60g이 된다. 세 끼로 나누면 한 끼에 20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절과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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