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찰은 석씨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답보 상태에 빠져 있어 검찰은 5번째 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 방향을 다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
친모 석씨, 출산 사실 거듭 부인…5번째 DNA 검사
지난 23일 더팩트에 따르면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숨진 여아의 친모인 석(48)모 씨와 그의 딸 김(22)모 씨, 김씨의 전 남편 A씨 등 3명의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전날 국과수로 보냈다. 경찰은 앞서 네 차례의 DNA 검사 결과에 따라 “석씨가 숨진 아기의 친모”라고 밝혔지만, 석씨는 수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출산 사실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석씨는 지난 17일 검찰에 송치되는 중에도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석씨는 “만인이 믿고 신뢰하는 국과수인데, 제가 이렇게 아니라고 이야기할 때는 제발 제 진심을 믿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억울한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진짜로 애를 낳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 사건에서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느냐’는 물음에는 “네, 없다. 정말로 없다”고 소리쳤다.
또 석씨는 검찰 청사에 들어가기 직전 ‘DNA 검사결과가 잘못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던진 기자의 손을 붙잡고 “제가 아니라고 얘기할 땐, 제발 제 진심을 좀 믿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
석씨 남편도 출산 부인…“같이 자는 데 임신 몰랐겠나”
석씨 남편 B씨 역시 사건 발생 후 SBS ‘궁금한 이야기 Y’, MBC ‘실화탐사대’ 등 잇따라 방송에 출연해 석씨가 출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었다.
B씨는 “집사람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고 했겠나”라며 “아내는 절대 출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임신거부증’ 가능성도 제기
석씨가 출산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B씨는 석씨가 만삭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석씨가 ‘임신거부증’을 앓았을지 모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임신거부증은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을 느끼는 여성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임신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임신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질환으로. 몸의 변화도 일어난다. 임신부가 자신의 임신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임신을 하지 않았다고 믿으면 태아도 조용히 숨어서 큰다.
자궁도 둥글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길게 커지고 태아는 태동 없이 아홉 달 동안 최대한 엄마에게 방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크기 때문에 남편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막 달까지 월경이 지속되는 경우도 일부 있고 배가 별로 나오지 않고 입덧이나 태아의 움직임도 없어 임신을 자각하지 못한다.
산부인과 170곳 뒤졌지만…석씨 출산기록 없어 ‘수사 난항’
현재 경찰은 유전자 검사 결과 외에 산부인과 진료기록 등 석씨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추가 증거는 확보하지 못해 수사진행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국과수의 DNA 재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 방향을 재정비할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 23일 유전자 재검사와 별개로 석씨의 임신과 출산을 확인하기 위해 구미 지역 170곳 산부인과를 압수수색해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석씨의 진료기록이 확인되지 않아 다른 지역 산부인과까지 조사를 확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석씨 주변인을 상대로 3∼5년 전 석씨와 사귄 남성을 탐문하고 있다. 행방이 묘연한 여아(외손녀)의 소재도 파악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 구미경찰서 형사과 4개 팀과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7개 팀을 투입한 상태다. 다음 달 5일 석씨를 기소할 때까지 행방불명된 아이의 소재 찾기, 석씨의 임신·출산 입증하기, 숨진 여아의 친부 찾기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