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키 160cm 넘으려면, 초경 전 OOOcm까진 커야 한다고?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 등록 2023-06-10 오전 12:03:57

    수정 2023-06-10 오전 12:03:57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개인차가 있겠지만, 여성의 이상적인 키는 165~170cm가 손꼽히곤 한다. 내외적인 조건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여성 승무원의 신장 기준도 160cm 내외다. 여아가 160cm 이상 신장을 가진 성인으로 크려면 초경 전 적어도 155cm 이상은 되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장기라면 여전히 기회는 많다.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를 통해 초경과 사춘기 진행을 최대한 늦춰, 아이가 원하는 키만큼 클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있어야 하겠다.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초경 후에 키가 안 커요.’라는 하소연은 괜한 걱정이 아니다. 초경이 빠를수록 최종 키는 작을 확률이 높다. 만 2세 이후 1년에 평균 4~5cm 이상씩 자라던 키는 사춘기가 시작되며 1년에 7cm 이상 크게 큰다. 그러나 곧 초경이 시작되며 성장호르몬보다 성호르몬의 분비가 크게 늘고, 키 크는 속도는 크게 느려진다. 초경 후 2~3년 안에 성장판은 완전히 닫히게 된다.

안타깝게도 아이들의 초경은 빨라지고 있다. 중학교 무렵 초경을 시작하던 엄마 세대와는 달리 최근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 4~5학년부터 일찍 초경을 시작하여 병원을 찾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서 발행한 한 논문에 따르면, 1900년대 출생자의 경우 15~16세까지 약 50%가 초경을 경험한 것에 비해, 1980년대 출생자의 경우 13~14세까지 약 50%가 초경을 경험하게 됨으로써 1900년 ~1980년 동안 우리나라의 초경 연령은 약 2년 정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지표로 보는 한국 여성의 재생산건강 자료에 따르면, 16.3세였던 초경 연령(1951년 ~1955년생)은 12.7세(1996년 ~2000년생)로 빨라졌다.

빠른 초경을 집에서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이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초경이 빨라지고 사춘기가 빨라지는 현상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결과다. 비만, 환경호르몬 등 수많은 요소가 관여하며, 때로 성장호르몬 결핍, 갑상샘 기능 이상 등 의학적인 도움이 시급한 질환의 문제일 수도 있다. 키가 작은 여아라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통해 사춘기를 늦춰야 더 클 기회가 있다.

초경을 늦추는 치료와 관리를 할 때는 몇 살이 아니라 아이의 키가 몇 cm일 때 초경이 시작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초등학교 2학년에 성조숙증을 진단받았더라도 아이의 키가 이미 150cm 수준으로 크다면 관리 여하에 따라 최종 키는 평균 키 이상일 수 있다. 반면, 또래 평균에 초경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초경 전 키가 130cm 정도라면 최종 키가 크게 자라기는 힘들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정기적인 성장 검사와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초경이 1년 미뤄지면 7 ~8cm 이상 더 클 기회가 있는 셈이다. 먼일이라 생각하지 마라. 키 클 기회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아이의 키 성장을 위해 힘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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