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 구조 깨지나
3일 이데일리 분석 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많이 받은 기업 상위 10위 안에 드는 화이자와 산도스,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톱4’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0%로 나타났다. 2019년까지만 해도 이들 기업 4곳의 바이오시밀러 매출 규모는 전체 바이오시밀러 시장과 맞먹는 수준으로, 사실상 독과점 구조였다. 하지만 이후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2020년 이들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44%로 뚝 떨어졌다. 2021년 60%로 일시적으로 올랐지만, 지난해 3분기 매출 기준으로는 다시 43%로 쪼그라들었다. 화이자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는 따로 바이오시밀러 실적을 밝히지 않아, 2019년과 2020년 2개년 평균 매출액 증가율(60%)을 적용, 매출을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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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연간 56%씩 성장 중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0년 150억달러(약 18조4600억원)에서 2025년 300억 달러(약 37조원), 2029년쯤에는 600억 달러(약 74조원)로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글로벌 톱4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계산해보면 2020년 44%, 2021년 60%, 2022년 3분기 누적 43%를 기록했다.
여기다 빅파마들은 이미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판단, 사업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제네릭(복제약)처럼 과당경쟁을 초래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가격 하향 평준화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이런 상황은 오히려 후발주자들에겐 기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부품 생산은 직접 안하고 중국 회사에 맡기는 것처럼 바이오시밀러 업계도 앞으로 그렇게 흘러갈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이상 개발을 하지 않고 외주를 주려고 하는데, 오히려 이런 흐름은 후발주자들에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새로운 바이오시밀러들로 시장을 잠식할수 있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후발주자들에게도 여전히 기회가 많다”며 “다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브랜드나, 먼저 출시된 약이 더 중요시되는 특징이 있다. 후발주자들이 기존 글로벌 독점 기업을 뛰어넘으려면 중남미나 동남아와 같은 니치 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알테오젠(196170)처럼 바이오베터를 개발하는 식으로 전향하는 방식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나에만 집중 … 동아의 정공법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중 FDA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21년 미국을 시작으로 52주간 605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지난해 12월 17일 종료했다. 현재 톱라인(주요지표) 결과를 수령했다. 얀센이 내놓은 스텔라라는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질환 치료제다. 2021년 매출 95억5000만달러(약 11조원),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168억달러(약 20조원)를 각각 기록했다. 스텔라라는 2021년 기준 세계 의약품 판매 순위 7위를 차지했다.
제때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손잡은 파트너사의 역량에도 관심이 모인다. 동아에스티는 앞서 2021년 7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에 DMB-3115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인타스는 전 세계 85개국 이상 글로벌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 70% 이상이 인도 이외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2020년 기준 매출은 2조4000억원이다. 인타스는 지난 2015년 인도 제약사 중 처음으로 내수가 아닌 유럽에 암젠의 ‘뉴포젠’ 바이오시밀러 ‘아코필’을 판매했다. 지금까지 모두 13개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성능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향후 점유율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며 “후발주자여도 어떤 가격 정책을 갖고 어떤 유통사와 손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