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은 사람이 걸을 때 사지의 움직임의 패턴을 말하며, 균형은 몸을 똑바로 유지하면서 무게 중심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갑자기 발생하는 어지러움증은 균형 감각을 잃게 되어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해 지는데 가장 많은 원인이 흔히 이석증으로 알려져 있는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기증이다. 평생을 살면서 인구의 반 정도가 한번쯤은 이석증에 의한 어지러움을 경험하며, 머리를 부딪힌 후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갑자기 발생한 어지러움증은 소뇌의 출혈이나 경색에 의한 감별진단을 위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병원에서 회진을 돌다 보면 많은 환자들이 뇌 문제로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며, 아예 서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아프기 전까지 두발로 서서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모르고 살고 있다. 그래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불편함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지금은 뇌 회로에 이상이 없어서 불편함이 없지만 건강하던 사람도 언제 뇌 이상이 생겨 휠체어에 의지해야 할지 모르는 일이다.
걸음걸이가 느려지거나 보폭과 리듬의 변화가 생기는 경우에는 인지기능 쇠퇴의 신호일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특히 기억력과 보행 속도가 함께 감소한 사람들은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걷는 동안 팔을 불규칙하게 흔드는 것은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고 하니 부모님의 걸음걸이를 평소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요즘 길거리에는 신체 이상이 없는 사람들도 비정상적인 보행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경우 거북목이라 일컫는 자세를 하고 고개를 숙이면서 걷는데 이런 경우 척추에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걷기는 복잡하지 않은 활동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보행과 균형은 모두 뇌, 신경계, 감각기관 및 근골격계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니 보행에 방해가 되는 스마트 폰은 잠시 멀리하는 것이 좋겠다.
걸음이 느리게 걷는 게 좋은지 아니면 빠르게 걷는 게 좋은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빠르게 걷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년의 걸음걸이가 느릴수록 신체가 빨리 노화하고 얼굴이 더 늙어 보이며 뇌 크기도 더 작다고 한다. 더 빨리 걸을수록 더 오래 살 수 있고 인지능력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빠른 걸음의 속도는 일반적으로 시속 5~7 km의 속도인데 보행자의 체력 수준에 따라 다르니 약간 숨이 차거나 땀이 나는 속도로 걸으면 된다.
건강해지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스마트폰은 주머니에 넣어두고 빠르게 걷기부터 실천해 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