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민감하다면?”…학폭 피해자·가해자 구분법

  • 등록 2021-03-23 오전 12:00:00

    수정 2021-03-23 오전 12:00:00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최근 스포츠계·연예계 학폭 폭로가 이어지며 학부모들은 혹시 내 아이도 학폭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김수현 변호사는 22일 YTN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학폭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구분법에 대해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자녀가 몸이 자주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학교에 가기 싫어하거나 무단 결석을 하는 경우, 물건이 자주 없어지는데 친구한테 빌려줬다고 하는 경우, 작은 일에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경우 학폭 피해자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 행동에 대해 이유와 핑계를 댈 경우, 가족보다 친구 관계를 중요시 여기며 귀가시간이 늦어지거나 불규칙할 경우, 휴대폰을 보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경우엔 가해 학생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폭은 초기에 발견하는 게 가장 좋다.

김 변호사는 “사실상 학폭이 발생하고 나면 이후 아이들이 받는 상처가 매우 크기 때문에 발생 후 사후 구제보다는 발생 이전의 예방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부분 부모나 교사 입장에서는 학폭을 바로 알 수는 상황이 더 많다. 이때는 또래 집단에 대한 심리적 종속이 강한 시기이기 때문에 섣불리 어른에게 이를 말한다는 것이 어렵다. 오히려 가해 학생이든 피해 학생이든 숨기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학폭은 지속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초기에 발견해 대처할 수 있도록 부모나 교사가 학폭 발생 징후를 잘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연예계, 스포츠계 학폭 미투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피해자들은 이제 성인이 되어 그 시절을 잊고 살고 싶은데 가해자들이 연예인이 되어 매체에 노출되니 그때 상처가 되살아나 괴롭기 때문에 계속해서 언론에 노출이 되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봤다.

학폭 피해의 새로운 형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학교마다 학급을 구성하는 아이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휴대폰 등을 소지하게 됨에 따라 따돌림, 사이버 언어폭력 등이 학폭의 새로운 형태로 대두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단톡방 저격글도 폭력에 포함된다. 그는 “요새 아이들은 휴대폰으로 방과 후 소통하고, 단톡방 등을 만들어 대화하는데 그 중 어떤 특정인을 욕하거나 특정인의 외모나 성격, 배경 등을 희화화하는 말을 하거나 일명 ‘저격글’을 올리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건 사이버 폭력임과 동시에 언어폭력에 해당한다. 또한 ‘죽을래’ 등 겁박하는 내용도 사이버 언어폭력에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은따’ 역시 학폭이 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초등학교의 경우 모둠이라고 명칭을 지어서 4-5명의 아이들이 조를 짜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원래 모둠의 취지는 함께 도와서 과제를 수행하라는 건데, 오히려 그러한 모둠에서 일부러 과제할 때 틀린 부분을 알려준다거나 1명의 아이가 발표할 때 나머지 아이들이 비웃는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아이에게 수치감을 느끼게 한 경우가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 경우도 학교폭력 중 따돌림으로 인정됐다. 학폭위가 열렸고 결국 가해 학생들에게 서면사과 등 조치가 취해진 사례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실제 4명의 아이들의 모둠이었는데 그 중 3명의 아이들이 한 명한테만 이렇게 하자, 저 아이가 발표할 때는 우리가 호응해주지 말고, 비웃기로 하자는 등의 따로 문자를 주고 받은 내역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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