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성조숙증은 왜 늘었을까?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 등록 2023-02-11 오전 12:03:34

    수정 2023-02-11 오전 12:03:34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2021년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환아의 수는 16만 명이 넘는다. 불과 10년 전인 2011년 그 수가 5만 명을 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너무나 급증했다. 더욱이 소아· 청소년의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제 성조숙증은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성조숙증은 여자 8세, 남자 9세 이전에 이차성징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성조숙증으로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면 빠른 골격 성숙이 이루어지고 성장이 멈추는 시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기도 빨라진다. 그러므로, 성조숙증을 방치하면 최종 키가 본래 클 수 있는 키보다 10cm 이상 작을 수 있다.

그렇다면, 유독 최근 몇 년 동안 성조숙증 환아가 더욱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성조숙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성조숙증 급증 속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면이 있다. 특히 성조숙증에 대해 미리 알고 대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그동안 방치되다시피 했던 남자 성조숙증의 예방과 치료가 예전보다 폭넓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성조숙증이 키 성장을 방해하는 주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큰 키는 외형적인 면을 중시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중요한 문제다. 예전과 달리 영양 섭취도 풍요롭고, 생활 환경도 쾌적해진 상황에서 아이들의 최종 키가 정체되고 있는 것은 성조숙증의 영향이 적지 않다. 성조숙증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해 적극적으로 키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높이고자 하는 추세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세 번째 이유가 가장 중요한데, 도시화한 현대사회의 영향으로 실제로 매년 성조숙증 발병률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성조숙증 환아의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내 생활, 온라인 학습, 운동 부족, 비만 증가, 환경호르몬 노출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러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성조숙증 증가 경향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문제이기도 하다.

성조숙증의 증가는 아이들의 건강과 키 성장이 모두 위기라는 의미다. 운동 부족과 인터넷 사용량의 증가 등으로 한창 성장기인 아이들의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다. 비만율은 다시 성조숙증을 초래한다. 악순환의 액셀러레이터를 멈춰야 한다. 점차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회복하는 시간이 늘고 있는 만큼, 성조숙증의 위험에 빠진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키 성장 환경도 다시 되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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