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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원제약은 지난해 6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티지페논정’ 임상 2상을 중단을 결정했지만, 이를 보도자료를 통해 알리거나 공시하지 않았다. 유나이티드제약도 코로나19 치료제 ‘UI030’ 개발을 1년 7개월만에 중단했다. 회사는 개발 중단 소식을 공시하지 않았으며,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유나이티드제약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시작을 공식화한 2020년 8월 19일 기준 3만6450원에서 한달 만에 8만7500원까지 140% 폭증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바이오 상장사들에게 임상 3상 결과만 공시 가이드라인에 적용하고 있다. 가이드라인마저도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임상 3상 공시 여부도 기업의 선택 사항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코스피 바이오 상장사들의 임상 진행 여부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공시 의무사항이 아니고 회사 전체 매출액 대비 해당 파이프라인이 차지할 미래 가치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회사 측 설명을 들었다”며 “중단 공시의 전제는 임상시험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공시한 임상으로 봐야 한다. 상장 법인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임상에 대해 중단을 공시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내용은 가이드라인에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아 해석의 여지가 다분하다. 또 감염병 관련 치료제나 백신처럼 전국민적 관심이 높고, 개발 계획 발표 등이 주가에 큰 영향을 준 경우라면, 향후 악용 사례 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투자자들이 개발 진행 현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과거 각종 감염병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한다며 적극 홍보해 주가가 급등했지만, 결국 임상시험계획서(IND)를 내지도 않고 중단한 사례도 있다.
씨티씨바이오(060590)와 바이오리더스는 과거 사스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씨티씨바이오의 경우 2003년 사스 치료제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공정공시도 했지만 ‘끝’을 알리는 공시는 없었다. 바이오리더스도 같은 해 사스 바이러스 예방, 치료 기술을 국내에서 첫 개발했다고 홍보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는 녹십자(006280)와 우진비앤지(018620)가 백신을 개발하겠다면서 보도자료 등을 배포했다. 일양약품(007570)은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모두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했지만, 결국 IND 조차 내지 않은 채 조용히 관련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