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없는 결혼식"…코로나 시대의 기이한 신풍속도

결혼식 앞두고 '확진'된 신랑, 화상으로 예식 참여
온라인서 '코로나 아우성' 쏟아내는 예비부부들
  • 등록 2022-03-20 오전 12:00:01

    수정 2022-03-20 오전 12:00:01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에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9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결혼식을 앞둔 예비 부부들의 애로사항이 사방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랑 없이 신부 혼자 결혼식을 진행하는 기이한(?) 풍경이 포착되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 시국의 결혼식’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엔 어느 커플의 결혼식장을 촬영한 사진과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이 나눈 대화 캡처본이 첨부돼 있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공개된 사진에는 신랑 없이 웨딩단상에 흰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신랑의 모습은 웨딩홀 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글쓴이는 “지인이 결혼식에 갔는데 신랑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신부 혼자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더라”며 “신랑 얼굴은 화면에 띄우는 방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결혼식 날 직전에 신랑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예식 일정 변경이 불가하다는 판단 하에 이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게 바로 K-결혼식” “메타버스로 결혼해도 될 듯” “평생 한번 뿐인 결혼식인데 웨딩 사진은 어떡하냐” “신혼여행도 못가겠네” “나라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 “정말 웃프네요” “위약금이라도 내고 미루지” 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외에도 코로나와 관련된 애로사항은 또 있었다. 결혼 준비와 관련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예비 신부라 밝힌 A씨는 “결혼식까지 일주일 남았는데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업종이라 별일 없이 예식을 치르려면 회사에 휴가를 내야 할지 고민”이라며 “결혼 휴가도 가야 하는데 결혼 전에 일주일 쉬겠다고 하기 눈치가 보인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 다른 예비 신부 B씨는 “부모님이 확진됐는데 후유증이 있으셔서 다음주 예식을 미뤘다”며 “다행히 예식장에서 배려해줘서 위약금은 거의 지불하지 않았지만 다시 날짜를 잡아서 지인들에게 알릴 생각을 하면 심란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예비 신부 C씨는 “이번 일요일이 결혼식이었는데 지난주 확진돼서 예식을 미뤘다”며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에 식장, 식대, 신혼여행 취소까지 위약금만 1000만원이 훌쩍 넘어 한숨만 나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통계청은 지난해 혼인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20만건을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지난 2020년보다 2만1000건(9.8%) 감소했다. 지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한편 1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로 총 누적 확진자가 903만8938명으로 900만명을 넘어섰다.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으로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지 40여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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