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노조 간부가 분신 당시 현장 동료가 말리지 않았다’는 기사와 관련해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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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장관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동료가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붙이던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이를 말리지 않고 한참 동안 바라만 봤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사실이라면,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조선닷컴은 지난 1일 민주노총 소속 건설노조 간부 양모씨가 자기 몸에 시너를 뿌려 분신한 사건에 대해 “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부(副)지부장이자 양씨의 상급자인 A씨가 가만히 선 채로 양씨를 지켜봤다”고 16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양씨는 1일 오전 9시쯤 춘천지법 강릉지원 주차장 내 잔디밭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YTN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삿거리가 있다”며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 2L 시너통을 자신의 몸에 붓고 있는 양모씨. (사진=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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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기자들이 도착한 직후인 오전 9시36분, 양씨가 미리 준비해온 시너 2L를 자신의 몸에 뿌렸다. 시너는 플라스틱통에 들어 있었는데, 이 통은 주둥이 지름이 4cm로, 다 뿌려지기까지 약 10초가 걸렸다. 현장을 지켜본 YTN 기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양씨를 말리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조선닷컴은 목격자의 말들을 이용해 “A씨는 양씨의 분신 준비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도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고, 어떠한 제지의 몸짓도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양씨는 2일 사망했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는 오마이뉴스에 “조선일보는 마치 양 지대장이 시너를 뿌리고 있는데도 A씨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도했지만, A씨 등에 확인한 결과 그가 도착했을 때 이미 양 지대장은 시너를 몸에 부은 상태였고, 양 지대장이 ‘가까이 오지 마라’고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했다.
원 장관은 “한 인간의 안타까운 죽음에 놀랐던 많은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면서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나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진실이 밝혀지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