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동훈 국민의힘, 기대보다 걱정 더 큰 민심 명심해야

  • 등록 2024-07-24 오전 5:00:00

    수정 2024-07-24 오전 5:00:00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새 대표로 선출됐다. 한 대표는 어제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표 경선에 함께 나섰던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를 물리치고 임기 2년의 대표 자리에 올랐다. 19~20일 이뤄진 당원 대상의 모바일 투표와 21~22일 진행된 ARS(자동응답방식)투표(총 80%)에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21~22일, 총 20%)를 합산한 방식에서 그는 총 62.8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3개월 반만에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났던 한 대표에게 이번 대회는 단시간에 정치권의 중심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음을 알리는 무대였다. 당에 별 뿌리가 없지만 대중적 인기와 강성 팬덤의 지지가 표로 연결된 덕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문자 공개 논란과 나 후보와의 패스트 트랙 공소취하 부탁을 둘러싼 말 실수 및 최악의 집안싸움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당원들의 관심이 크게 식은 가운데서도 과반의 1위를 차지한 것이 증거다. 이번 당원 투표율은 최종 48. 51%로 역대 최고였던 작년 3·8 전당 대회 때 (55.10%)보다 6.59%포인트나 낮았다.그러나 한동훈호의 국민의힘을 향한 시선에는 기대보다 분노와 우려가 더 많이 실려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선 과정에서 더 부각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 및 친윤·친한계의 네거티브 공방은 당정 협력은 물론 향후 국정 전반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와 거친 국회 운영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이 가져 올 결과는 공멸 뿐이라는 게 당 안팎의 걱정이다. 경선 과정에서 깊게 파인 후보자들 간 감정의 골 또한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대표와 새 지도부가 최우선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겸손과 포용으로 당내 화합을 다지고 소통의 창을 열어 대통령실과 정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사분오열된 당원의 마음을 한 데 모으고 전열을 재정비해 집권 여당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 총선 패배 후 100여 일이 지나도록 구심점조차 없이 지리멸렬했던 구태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여당의 무기력과 무책임은 야당의 폭주를 부추기고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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