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내수 회복 지연’이라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내수 불황’으로 봐야 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4% 감소하며 5월(-0.8%)과 6월(-0.1%)에 이어 석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주력 산업 분야로 경기 파급 영향이 큰 반도체(-8%)와 자동차(-14%) 생산이 큰 폭으로 줄어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생산도 감소세를 지속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1.9%)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지난 2분기(4~6월) 마이너스 성장(-0.2%)에 이어 3분기(7~9월)에도 내수 불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경제사령탑인 기획재정부는 상반된 진단을 내놓고 있다.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우리 경제가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지난 5월부터 넉 달째 ‘내수 회복 조짐’이라는 시각을 유지 중이다. 그러나 내수가 살아나는 조짐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내수 부문에 대한 정확한 경기 진단을 토대로 불황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