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尹 정부 첫 노사정 대화, 노동개혁 힘 싣는 계기 되길

  • 등록 2024-02-06 오전 5:00:00

    수정 2024-02-06 오전 5:00:00

노사정 대화 창구이자 대통령 자문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오늘 본위원회를 연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022년 11월 서면으로 연 적은 있으나 대면으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그동안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노동 개혁이 앞으로 노사정 대화의 뒷받침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노사 간 이해관계가 대립될 뿐 아니라 노 쪽에서 조직 노동자와 비조직 노동자 간, 사 쪽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입장도 엇갈리는 노동 개혁에는 노사정 대화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노사정 대화의 안건은 △장시간 근로 해소 △인구구조 변화 대응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등 3가지로 정해졌다고 한다. 지난해 6월 경사노위를 탈퇴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5개월 만에 복귀한 뒤 노사정이 의논해 이같이 안건을 정했다. 이로 미루어 연장근로 기준에 대한 지난해 11월 대법원 판결로 우려되는 노동자 건강 위협 해소 방안이 우선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하루당 초과근로’가 아닌 ‘주당 초과근로’를 ‘주당 12시간 이내’라는 연장근로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응해 노동자에게 적정한 휴식권을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노동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와 정보기술 산업화가 초래하는 구인난과 구직난의 동시 심화 대응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더 나아가 고용의 경직성 완화와 노동 생산성 제고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안건에 직접 포함되지 않았으나 논의 자체를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용의 경직성은 기업의 경제상황 변화 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하위권 수준의 낮은 노동 생산성은 우리 경제의 고질병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노동시장 법제, 기업 인사관리 관행, 재교육 시스템 등을 전반적으로 혁신해야 할 필요성이 거론돼 왔다.

우리가 노사정 합의로 풀어가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경사노위가 해줘야 할 역할이 막중하다. 노사가 모쪼록 정부와 함께 진지하고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해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 내기를 기대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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