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수 부진에 고용도 한파, 금리 인하 검토할 때다

  • 등록 2024-07-11 오전 5:00:00

    수정 2024-07-11 오전 5:00:00

수출이 호황임에도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고용에도 한파가 밀려오고 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동월 대비 9만 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3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5월에 8만명으로 급감한 데 이어 두 달째 10만명을 밑돌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교육서비스업, 도소매업 등 내수 관련 업종에서 고용 감소가 뚜렷했다.

올 1분기(1~3월)만 해도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분기 성장률이 1.3%의 고성장을 실현해 경기회복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수출 호황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있다. 수출이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수출 관련 업종을 제외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중소기업 도산과 자영업자들의 휴·폐업이 속출하고 금융업도 지방은행과 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치솟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수 부진의 원인은 고금리”라는 진단을 내놓아 주목된다. KDI는 지난 8일 ‘최근 경제동향’ 7월호를 통해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가 내수의 양대 축인 투자와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연 3.5%로 올린 이후 현재까지 1년 반 동안 고강도 긴축을 지속하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고강도 긴축이 불가피하지만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가 기업의 투자심리를 꺾고 소비 여력을 고갈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4%까지 낮아지며 목표권(2%)에 근접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그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전망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내보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9일(현지시간) “고금리가 너무 오래가면 경제성장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며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한은 금통위가 오늘 열린다.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기준금리 인하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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