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초 연금에 멍드는 지방 재정...문제 의식도, 답도 없나

  • 등록 2024-01-25 오전 5:00:00

    수정 2024-01-25 오전 5:00:00

기초연금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국가재정뿐만 아니라 지방재정도 위협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 10년(2014~2024년) 사이에 기초연금 전체 재정소요액은 6조 8000억원에서 24조원으로 3.5배 늘었다. 이 중 지방비 부담액은 1조 7000억원에서 4조 2000억원으로 2.5배로 증가했다. 지방비 부담 증가 속도가 국비보다는 느리지만 그럼에도 지자체 재정이 워낙 열악한 탓에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고 있다. 1년 예산의 절반 이상을 기초연금에 쏟아부어야 하는 지자체도 하나둘이 아니라고 한다.

기초연금 재정 부담이 이처럼 급증하는 것은 인구 고령화로 기초연금 수급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연금 시행 첫해인 2014년 435만명이었던 수급자 수는 올해 7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같은 급증 추세는 현행 제도가 지속되는 한 앞으로도 피하기 어렵다. 기초연금법은 기초연금 수급자를 65세 이상 인구 중 소득 하위 70%로 규정하고 있다. 고령 인구 급증에 따라 앞으로도 기초연금 수급자 수는 각각 2030년에 914만명, 2050년에는 133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기초연금 인상에 나선 것도 재정 악화에 한 몫했다. 기초연금을 처음 도입한 박근혜 정부는 시행 첫해인 2014년 기초연금액을 기존의 기초노령연금액(9만 4000원)의 두 배를 넘은 20만원으로 올렸다. 이어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30만원으로 더 올렸다. 기초연금액 인상에는 윤석열 정부도 예외가 아니어서 내년부터 또다시 기초연금액은 40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기초연금의 재정 구조는 인구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과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맞물리면서 지속가능성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기초연금 수급자는 1.6배, 기초연금액은 2배로 각각 늘었고 기초연금 전체 재정 소요액은 3.5배로 불어났다. 이를 국가와 지자체가 나눠 부담하는데 재정 형편이 열악한 일부 지차제의 경우 감당 불능 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기초연금 인상 자제와 기초연금·국민연금 통합, 지방비 부담률 조정 등의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서주기 바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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