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저리의 주택 관련 정책대출 공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디딤돌과 버팀목 대출이다. 지난달 전체 주담대 증가액 가운데 두 항목의 증가액이 3조 8000억원이나 된다. 디딤돌과 버팀목 대출은 주택을 사거나 전셋집을 얻을 때 은행들이 정상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대출하도록 하고 금리차액을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메꿔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은행권 가계대출 급증은 정부가 주택 시장을 띄우기 위해 이차 보전 방식으로 주택 관련 대출 세일을 한 결과다. 정부가 ‘영끌’(빚내서 집 사기) 열풍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최근 들어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8.9%를 기록해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한은은 GDP 기준년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한 결과 이 비율이 93.5%까지 내려갔다고 발표했다. 그렇더라도 한은의 목표 수준(80%)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과도한 가계빚은 금융 안정과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