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내 범죄는 2021년 2619건에 그쳤으나 2022년 3378건에 이어 2023년 3546건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하루 평균 9.7건이다. 뿐만 아니다. 역 직원 및 지하철 보안관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도 지난해 177건에 달했으며 2022년엔 238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취객이나 범죄자들로부터 얻어맞는 직원들의 피해 사고가 거의 이틀에 한 번꼴이다. 지하철 직원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권리나 체포, 수사권이 없는 점을 악용해 가해자들이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하루 700만 명 이상의 승객을 실어나르는 서울 지하철이 범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작년 한해동안 1100만 명을 넘은 외국인 관광객의 대다수가 서울에 몰렸고, 이들이 지하철을 많이 이용한다는 점에서도 지하철 범죄 대책은 강력하고 촘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서울교통공사와 경찰 등 관계기관은 미국 호주 네덜란드 등 지하철 보안관에게 사법권을 부여한 나라의 사례를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이용 편의와 운영 체계 등에서 세계의 부러움을 사는 서울 지하철이 범죄 위험 지대로 알려진다면 이런 불명예가 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