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가 우려한 바와 같이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분기(1~3월) 성장률이 1.3%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은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가 뒷받침 됐기때문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내수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하기 어렵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1.1%(전년동기 대비)에 그쳤다. 직전 분기보다 소폭(0.2%포인트) 증가하기는 했지만 민간소비가 활발한 모습을 보였던 2021년 4분기~2023년 1분기의 분기 평균치(4.5%)와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이다. 당초 6월로 예상됐던 것이 9월, 12월로 늦춰지더니 최근 들어서는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도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 기준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2%포인트 낮다. 이것이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무리다. 내수 살리기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물가에 집중해야 한다. 성급한 금리인하론에 통화정책 기조가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