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임시국회의 정쟁 휴전을 제안했던 국민의힘이 강경 노선으로 급선회한 배경을 탓하긴 어렵다. 권익위원회 국장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날 법사위의 ‘살인자’ 공방은 본질과 관계없는 원색적 대통령실 공격이나 마찬가지여서다. “김건희가 살인자”라는 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발언과 “김건희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며 거든 장경태 의원의 말은 청문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여당 의원에게 대놓고 “김건희한테 딸랑딸랑해도...”라고 말한 서영교 의원의 발언은 조롱과 비아냥으로 가득 찼다. 범죄 의혹의 증거 여부를 떠나 최소한의 법도와 예의마저 팽개치고 퍼부은 막말들이다. 면책특권 뒤에 숨어 협치를 망가뜨리고 정치 문화를 오염시킨 추태와도 다를 바 없다.
여야는 간호법·전세사기특별법 등 이견이 적은 민생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대화가 끊기고 국민의힘이 전 의원 제명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에서 법안 처리 가능성은 가물가물해졌다. 개원 후 3개월이 다 되도록 국회를 통과한 민생 법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세비와 각종 경비로 1200억여원의 혈세만 축낸 의원들에게 쏟아진 민심의 분노를 안다면 속히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 민주당도 청문회 갑질을 멈춰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