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위성정당 없는 연동형’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민주당은 현실적으로 위성정당 출현을 막기 어렵다며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단순 배분하는 기존 병립형으로 돌아갈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목전에 두고 신당 출범 등 판세가 요동치자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등 군소 정당이 참여하는 ‘개혁연합신당’이 위성정당이나 마찬가지인 비례 연합 정당 결성을 공식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에 병립형 회귀를 고수하던 국민의힘도 대응 차원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위성정당의 출현은 선거를 농락하고 민의를 왜곡한다. 특히 야권에서 제기하는 비례연합정당은 이념, 비전도 없이 의석을 거래하려는 전형적인 야합이자 기만이다. 편법과 부작용을 막을 방법이 없다면 4년 전 총선처럼 위성정당의 난립과 저질 인사들을 당선시킬 게 뻔한 준연동형은 폐지하는 게 옳다. 비례대표직 개편은 정략적 차원이 아닌 낡은 정치를 혁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정신을 어떻게 되살리는지 민심이 두 눈뜨고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