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개 드는 꼼수 위성정당...또 엉터리 선거 치를 건가

  • 등록 2024-01-22 오전 5:00:00

    수정 2024-01-22 오전 5:00:00

22대 총선이 8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게임의 룰’인 선거제 개편이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선거구 확정은 물론 비례대표를 어떤 방식으로 뽑을지도 오리무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기존 병립형 회귀 가능성을 내비치던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준연동형을 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난립했던 꼼수 위성정당을 방지하기는 커녕 다시 적극적으로 허용할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최악의 선거라는 4년 전 총선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위성정당 없는 연동형’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민주당은 현실적으로 위성정당 출현을 막기 어렵다며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단순 배분하는 기존 병립형으로 돌아갈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목전에 두고 신당 출범 등 판세가 요동치자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등 군소 정당이 참여하는 ‘개혁연합신당’이 위성정당이나 마찬가지인 비례 연합 정당 결성을 공식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에 병립형 회귀를 고수하던 국민의힘도 대응 차원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준연동형은 지난 총선때 여당이던 민주당이 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채 군소 정당과 합작해 강행 처리한 제도다. 양당 대결정치를 지양하고 소수 정당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지역구에서 의석을 많이 얻은 정당은 비례 의석을 적게 가져가도록 설계했지만 위성정당이 35개나 난립하는 등 기형적 제도로 변질되며 혼란만 키웠다. ‘떴다방’식 정당을 양산하고 김의겸·윤미향 의원과 최강욱 전 의원 등 논란의 인사들이 국회에 입성할 길을 터주었다. 이대로라면 의회민주주의를 퇴행시킨 그런 폐해가 재현될 수밖에 없다.

위성정당의 출현은 선거를 농락하고 민의를 왜곡한다. 특히 야권에서 제기하는 비례연합정당은 이념, 비전도 없이 의석을 거래하려는 전형적인 야합이자 기만이다. 편법과 부작용을 막을 방법이 없다면 4년 전 총선처럼 위성정당의 난립과 저질 인사들을 당선시킬 게 뻔한 준연동형은 폐지하는 게 옳다. 비례대표직 개편은 정략적 차원이 아닌 낡은 정치를 혁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정신을 어떻게 되살리는지 민심이 두 눈뜨고 지켜볼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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