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의 일각이다. 포스코· KT 등 민영화된 공기업과 4대 금융지주 등 소유 분산 대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들이 한통속이 돼 짬짜미를 벌여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CEO는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사외이사로 뽑고 이들을 ‘거수기’ 삼아 셀프 연임을 시도하면, 사외이사는 그 대가로 호의호식하는 일이 이미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이번에 입건된 포스코 사외이사 7명도 차기 사령탑을 선출하는 CEO후보추천위원회 멤버들로서, 최 회장은 3연임을 위해 이들을 각별히 대접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인 없는 기업을 전리품처럼 여기고 인사에 관여하는 것도 문제지만 기존 경영진이 회삿돈으로 자리 지키기에 혈안이 돼 있는 모습은 더욱 볼썽사납다. 엄정한 수사로 위법사항을 철저히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경종을 울릴 일이다. 한발 더 나아가 감시 사각지대의 기업에 확산되고 있는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기 위해 지배 구조를 투명히 개선해야 한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위해 내부통제 장치를 강화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현행 CEO 선출 방식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