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국인 취업자 100만명 눈앞, 이민청 설립 서둘러야

  • 등록 2023-12-26 오전 5:00:00

    수정 2023-12-26 오전 5:00:00

합법적으로 국내에 거주하며 취업 중인 외국인이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국내 상주 외국인은 143만명, 이 가운데 취업 중인 경우는 92만 3000명이다. 코로나19 확산기에 줄어든 외국인 유입이 올해 다시 늘어나는 추세여서 새해엔 합법적 국내 취업 외국인이 100만명을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높다. 4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불법 체류자까지 더하면 상주 외국인 200만명, 취업 외국인 100만명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범죄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외국인의 불법 체류를 줄여나가는 일도 시급하고, 합법적으로 체류하며 취업하는 외국인을 일면 관리하고 일면 지원하는 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 외국인의 국내 취업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총량과 분야별 배분의 측면에서 국내 고용정책과 조율돼야 한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이 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해 겉돌지 않도록 다문화 생활 기반도 확충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인구 감소와 일손 부족 문제 대응에 외국인 유입이 도움이 되게 하는 길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국내 이민과 취업에 관한 정부 기능은 현재 여러 부처에 분산돼 정책 효율성이 낮은 상태다. 총괄과 외국인 불법체류 단속은 법무부, 외국인 노동자 관리는 고용노동부, 결혼이민과 다문화가정 지원은 여성가족부가 맡고 있다. 게다가 이런 업무들은 각 부처에서 후순위로 취급되기 십상이다. 부처간 손발이 안 맞아 농촌에서 외국인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불법 체류 외국인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합법 취업 외국인이 인권을 침해당하는 사례가 자주 드러나는 것도 정책의 허점 탓이다.

외국인 이민과 취업 문제를 전담하는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설립을 더 늦춰서는 안 된다. 지난 1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이민청 설립 계획을 내놓았지만 정부는 아직도 검토만 하고 관련 법안은 제출하지도 못했다. 야당이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이민청 설립은 국가의 장기전략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며 그 적기는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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