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평에 갇힌 삼성]②GDP의 19% 차지..협력사 '도미노 타격' 우려

리더십 부재로 의사결정 차질
브랜드 이미지 손상도 불보듯
연관 부품·장비업체도 악영향
반등하던 韓수출 암운 드리워
  • 등록 2017-02-20 오전 5:35:15

    수정 2017-02-20 오전 5:35:15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 노트7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리자,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당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삼성 휴대폰 완제품 외에도 부품 협력업체 등을 포괄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대폰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다. 이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갤럭시노트7의 생산 차질이 국내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소식에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경제단체가 ‘충격’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성명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에서 삼성의 리더십 공백이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총수 공백’에 GDP도 타격

삼성이 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 사태를 맞으면서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삼성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2차 협력업체 등에 미치는 악영향,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인한 손해 등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매출총액은 약 300조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의 GDP가 1558조 6000억원(2015년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19.2%에 달하는 규모다. 물론 삼성전자 등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올리는 매출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GDP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가 삼성전자 몫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코스피 전체 시총의 20%를 차지한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좀 더 세밀하게 부가가치 창출액을 GDP에 견줘 분석한 자료를 내놓은 적 있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삼성그룹의 부가가치 창출액(2014년 기준)은 68조3700억원으로 GDP에서 4.7%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500대 기업에 속한 삼성그룹 계열 19개사(보험·증권 제외)만 놓고 본 것이다. 삼성이 국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위인 현대차그룹(2.6%)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깝다.

삼성전자의 ‘존개감’은 지난 2015년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IMF가 주요 15개국의 대표기업 매출액이 자신의 국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2014년 기준)을 순위로 매긴 결과 삼성전자가 13.83%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 자료는 특정 국가가 특정 기업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이 조사에서 영국의 BP는 GDP의 12.01%를 차지해 삼성전자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나머지 13개국에서 매출 1위 기업의 GDP 대비 매출액 비율은 모두 10% 미만이었다. 러시아 대표기업인 가스프롬은 GDP 대비 매출액 비율이 7.97%로 3위였고 이탈리아 엑소르(7.56%), 프랑스 토탈(7.45%)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독일의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은 독일 GDP의 6.97%를 차지했다.

시설투자도 지연되나 ..협력사들 ‘발 동동’

장기간 침체에 허덕이다 최근 반등에 성공한 수출도 이 부회장 구속으로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년 수 조원을 쏟아붓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수출액은 593조원(2015년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4%에 달했다.

이처럼 삼성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삼성의 리더십 위기가 한국 경제의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투자 집행 등에 있어 의사결정이 늦어져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부품, 장비 등의 협력사에게도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한국 경제에 큰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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