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는 화질 따라 요금제 다른데, 유료방송은 상품구성 제한 커"

2024 IPTV의 날 행사 열려
박성순 교수, 토론회서 규제 형평성 문제 지적
  • 등록 2024-12-12 오후 6:23:49

    수정 2024-12-12 오후 6:23:49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인터넷IP(IPTV)의 성장 정체에 따라 전체 유료방송 가입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처럼 서비스 구성에 대한 자율성을 확보해 주는 등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성순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12일 서울 마포 호텔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개최된 ‘2024 IPTV의 날’ 기념 토론회를 통해 “유료방송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규제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성순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가 12일 서울 마포 호텔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개최된 ‘2024 IPTV의 날’ 행사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IPTV협회)
올해 상반기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가 작년 하반기에 이어 연속 감소했다. 케이블TV방송(SO)가입자가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인터넷TV(IPTV) 가입자 증가는 둔화하면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가 감소세를 이어갔다. OTT 이용 증가에 따라 유료방송을 아예 보지 않는 코드커팅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박 교수는 “앞으로 이런 추세를 역행해 유료방송이 엄청난 영향력을 가져갈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유료방송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그 일환으로 ‘서비스 구성의 자율성 보장’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OTT는 구독자가 잘 늘지 않으니 구독료에 차등을 두고 화질을 달리하거나 광고를 보게 하는 등 서비스 구성을 자유롭게 바꾸면서 사업전략을 짜고 있지만 유료방송은 그럴 수가 없다”며 “이미 규제 완화 시점이 늦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한걸음 나아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약관 및 요금제 변경을 자기완결적 신고제로 변경하고 유료방송사업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채널 구성의 자율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유료방송의 채널 구성에 대한 자율성 확대를 통해 사업 운영의 자율성과 시청자 선택권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OTT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적 영역의 확보가 필요하다면 이부분은 논의를 통해 최소한의 규제를 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네이버·카카오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시장 장악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유료방송이 국내 방송시장에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독주를 막는 역할을 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펼쳤다.

이날 행사는 IPTV 출범 16주년을 기념하여 IPTV 상용화 기념일인 12월 12일에 맞춰 열렸다. 이번 행사는 미디어 업계 종사자, 학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 약 200명이 모여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인을 격려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1부 행사에서는 올 한 해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생태계 상생·발전에 기여한 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에 대한 IPTV공로자 표창 수여식이 진행됐다. IPTV산업 유공자뿐만 아니라 홈쇼핑산업 및 PP산업 유공자 총 15명에게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수여했으며, 이병석 한국IPTV방송협회장이 IPTV산업 유공자 7명에게 한국IPTV방송협회장상을 수여했다.

이어지는 2부 행사에서는 KT 임현규 부사장(경영지원부문장)이 특별 강연자로 나서, ‘IPTV, 미디어 혁신 주역에서 AI 생활 동반자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임 부사장은 국내 미디어 시장 발전을 위한 IPTV의 지난 16년 간의 노력을 돌아보는 한편, 글로벌 경쟁 속에서 IPTV의 새로운 도전을 위한 정부 및 관련 기관의 다각적인 협력과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3부 행사는 ‘전환과 위기의 시대 유료방송 지속성장을 위한 규제 개혁 방향’을 주제로 한국방송학회,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한국IPTV방송협회가 후원하는 특별기획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병석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협회와 IPTV 3사는 ‘실시간 통합 광고플랫폼’을 출시했고, IPTV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를 선보이는 등 생성형 AI시대의 변화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국내 미디어산업은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에 무너져가고 있는 국내 미디어시장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해묵은 규제, 제도를 없애는 ‘혁파’ 수준의 규제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축사를 통해“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서비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여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할 것”이라며, “지난 한 해 동안 IPTV 업계를 비롯한 유료방송 산업이 직면한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비전과 혁신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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