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경영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불고 있는 원인은 권력기관과 자본가를 바라보는 시대상이 이처럼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봉욱 김앤장 변호사는 2일 제주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2023 세계ESG포럼’ 개회식 기조강연에서 “검찰도 따뜻한 배려를 해야 수사도 성공할 수 있는 시대”라며 이 같이 말했다.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냈던 봉욱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기업수사 경험을 통해 기업 소송의 변화양상을 진단하고, 국내 기업의 준법 리스크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성장 사회에서는 소송 폭발 상황이 벌어진다. 갈등, 분쟁, 소송, 범죄는 대부분 저성장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우리나라도 최근 10년 사이 대기업간 각종 소송과 형사고소가 4~5배 늘어났다”고 말했다.
|
그가 꼽은 선구적 기업가는 1971년 타개한 독립운동가이자 기업인인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다. 김 교수는 “유일한 선생은 기업가 중 위인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라는데 이의가 없을 것”이라며 “기업은 단순히 수익만 추구해선 안된다는 철학을 매우 철저히 지켜나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SG 교육 콘텐츠는 △1987년 처음 지속가능발전(SD, Sustainable Development) 개념을 정립한 유엔환경계획의 세계환경개발위원회의 보고서 ‘우리 공동의 미래’ △국제표준화기구가 제정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ISO26000) △2023년 1월 6일 발표된 EU의 기업지속가능보고지침(CSRD) 등 세 가지를 중심으로 정립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
이날 본격적 개회식에 앞서 지난 1일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 지자체와 중견기업, 스타트업 등이 한자리에 모여 ESG 우수사례가 공유했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의 삼성그룹의 ESG 경영 사례 공유를 시작으로, 김은정 SK 부사장, 김준호 HD현대(옛 현대중공업) 수석 매니저가 발표자로 나섰다. 이 외에 관악구청, 진주시, 유한킴벌리, 재원산업,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삼호개발, DSF L&I, 한국소잉디자이너협회에서도 ESG 사례를 공유했다.
한국 ESG 학회가 주최하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관하는 제2회 세계 ESG 포럼은 1~5일까지 미국, 유럽, 일본 등 국내외 ESG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SG 확산과 정착을 위한 주요 과제 중 하나인 ESG 교육의 실천을 위해 경북 문창고 학생 100여명도 참가했다. 학생들은 이날 열린 ESG경시대회에서 제2의 크레타 툰베리를 찾는 시간을 가졌다.
고문현 한국ESG학회 회장(숭실대 교수)은 “세계적인 ESG 열풍에 대응하기 위해 사기업은 물론 행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사회 모든 구성원이 변해야 한다”며 “앞으로 ESG학회는 청소년들과도 꾸준히 접점을 늘려나가며 ESG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