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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걸 KPMG 삼정회계법인 본부장은 12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린 ‘SNE 애널리스트 데이 2024’에서 “현재 배터리 업계에 큰 변화가 있는 과도기적 시점”이라며 “분명히 이차전지 업체에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유럽의 노스볼트가 파산하면서 한국 업체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최근 자본 흐름을 보면 불확실성은 커지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투자 계획에서 효율성을 추구하면서도 투자가 필요한 경우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중국을 상대로 진입 장벽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 본부장은 “결국은 북미 시장에서 진입 장벽을 확보하기 위한 배터리 기업의 투자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도 그에 맞춰 움직이고, 투자도 이뤄지게 된다. 한국 업체들에게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2기 앞두고 전략적 의사결정 나선 기업들
박 본부장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고 정책 방향을 어느 정도 확인한 이후인 내년 중순부터는 이차전지 업계에서도 합종연횡을 위한 투자나 밸류체인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립 중이던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셀즈 제3공장을 북미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게 된다. 캐즘 상황에서 시장이 회복된 이후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를 앞두고 배터리 업계는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관세 부과 영향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다. 김세호 LG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1기 주요 인사 재등용 없이 선거캠프에서 충성파를 중심으로 임명했다”며 “경제부처 양대 장관이 월가 출신으로, 월가 대형 금융기관들은 과도한 관세 인상보다 현실적인 경제 정책을 추진할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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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7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2~3년의 기간이 더 소요되리란 전망이다. 중국의 배터리 업계 성장이 확대될수록 국내외 업체들의 고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익환 SNE 리서치 부사장은 “이차전지는 2~3년 뒤 다시 일어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회에 통과한 법률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수정하거나 폐지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1~2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전기차로의 시장 전환 속도가 2~3년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