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 테슬라(TSLA)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진행한 2분기 실적 발표 및 컨퍼런스콜에 대한 월가의 공통적인 평가다. 다만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에 대한 신뢰 여부에 따라 월가는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나뉘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3% 급감한 0.52달러로 예상치 0.62달러에 크게 미달했다. 조정 영업이익률은 1년 전 18.7%에서 14.4%로 4.3%포인트 낮아졌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로 계속 가격을 인하했고, 막대한 AI 투자 등의 여파다.
컨퍼런스콜 역시 매우 실망스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중화(저가) 모델을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는 계획은 그대로 유지했고, 로보택시 공개 행사를 종전 8월8일에서 10월10일로 연기했음을 공식화 했다. 문제는 로보택시 운행 시기를 묻는 질문에 “내년에 운행하는게 불가능하다면 정말 놀라울 것”이라는 말로 정확한 대답을 회피했다. 일론 머스크는 약속 뒤집기를 밥 먹듯 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저런 모호한 대답은 일정에 대한 불안감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월가에선 혹평이 이어졌다. TD코웬의 제프 오스본은 “자동차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했고, AI 관련 뉴스는 많지 않았다”며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가 180달러를 유지했다. 웰스파고의 콜린 랑간도 “눈부신 내용이 없다 보니 가격 인하, 경쟁심화, 유럽 관세 부담 등 약화된 펀더멘털에 집중하게 됐다”며 투자의견 ‘비중축소’와 목표가 120달러를 유지했다.
UBS의 조셉 스팍은 “시장에서 AI 계획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더 많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보택시 행사는 ‘뉴스에 파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자율주행’이라는 테슬라의 장기적 가치를 여전히 신뢰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베어드의 벤 칼로는 “내년은 빠르게 다가온다”며 “로보택시 공개 일정과 차세대 모델의 타임라인 유지 등 긍정적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0월 로보택시 행사 전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280달러를 유지했다.
파이퍼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는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종전 205달러에서 300달러로 대폭 올렸다. 그는 “자동차 마진 하락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일론 머스크의 완전자율주행에 대한 뻔뻔스러울만큼의 자신감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곧 진정한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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