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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작가는 “20여 년 전 노숙 시절 서울역 근처 서점에서 사흘째 책을 읽었다. 달리 갈 곳도 없었고, 역보단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서점이 유일한 여가 장소였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사흘째 되던 날, 한 직원은 소 작가에게 ’냄새난다고 항의 들어왔으니 나가달라‘고 했다. 소 작가는 “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황급히 서점을 빠져나왔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때 다른 직원이 ’저기요‘라며 서점을 빠져나가던 소 작가를 향해 달려왔다고 한다. 이에 소 작가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노숙자. 나는 예비 범죄자와 같은 낙인이 찍혀있던 것”이라며 “이런 내 행동을 눈치챘는지 그 직원이 ’잠시만요‘라고 소리쳤다”고 회상했다.
이에 소 작가는 “태생부터 가난으로 찌들었던 내가 선물을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생일 때도 받아본 적 없는 선물이었다”며 “낯선이로부터 처음 받아보는 선물이 당황스러웠지만 거북하지 않았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책을 선물한 직원에게 감사하다는 말 대신 ’나중에 제가 제 작품을 직접 선물로 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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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배우자가 용산 소재 학교를 나와서 용산 주변도 다 돌아봤고, 서점 목록도 뽑아 보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읽었던 책 표지가 1993년도 발행본이어서 1993년 이전부터 운영해 온 서점도 찾아다녔지만 아직까지 그 직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스무 살 때였는데, 책을 선물해 준 직원은 20대 중후반 누나뻘로 기억한다”며 “노숙인에게 ’당신들의 천국‘이라는 책을 선물해 준 사람은 전국에 한 명밖에 없지 않을까.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