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방전지, 전기차 캐즘 시대 주목받는 AGM배터리 왜?

  • 등록 2025-01-03 오후 2:27:08

    수정 2025-01-03 오후 2:27:08

-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10시 21분에 파이낸스스코프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됐습니다.

세방전지의 AGM 배터리. 사진=세방전지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케즘(일시적 수요정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배터리 제조 기업 세방전지의 실적이 연일 개선되고 있어 해당 기업의 역량 및 차별화된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회사는 ▲2022년 매출 1조4731억원, 영업이익 811억원 ▲2023년 매출 1조6848억원, 영업이익 129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 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세방전지는 매출 2조220억원, 영업이익 19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의 핵심 열쇠는 하이브리드카에 들어가는 AGM배터리다. AGM 배터리는 전해질을 흡수하는 유리 섬유매트를 사용해 전해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설계된 밀폐형 배터리이다. 이는 기존 일반 납축전지와 비교해 내구성이 좋다. 충전속도가 빠르며, 진동에 강한 특징도 지니고 있다. 현재 해당 제품군은 하이브리드카의 스탑앤고(Stop &Go·엔진이 필요할 때만 작동시켜 주는 장치) 기능을 구현하는데 사용되며, 전기차의 헤드라이트, 인포테이먼트 시스템 등 각종 전자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보조 배터리로도 활용된다.
하이브리더카용 AGM 배터리 강자 세방전지
3일 세방전지 관계자는 “당사는 AGM 배터리를 생산해 완성차업체의 신차(OE)용 및 AS용으로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앞으로 AS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속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에 해당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OE용 제품보다 AS용 제품에 대한 마진이 높다는 사실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신차용 AGM 배터리를 공급할 때에는 ‘완성차-중간재 부품-최소 단위부품’ 밸류체인에 속해 거래를 진행하기 때문에 자사의 이득만을 우선으로 해 마진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며 “반면 AS용 제품 같은 경우는 완성차 업체와 직접 거래를 하고 있으며, 당사의 협상능력이 상대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보다 높은 마진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DS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AS향 마진은 OE향 마진 대비 약 3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리포트를 통해 “세방전지가 생산해 공급하는 AGM 배터리는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의 특정 기능을 보조하는 용도로 사용된다”며 “세방전지의 AGM 배터리는 친환경 차량에 주로 탑재되며 친환경 차량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 이여서 회사의 성장성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세방전지는 차량 전동화 시대가 도래함에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일반 납축전지 수요가 장기적으로 둔화될 것에 대비하고자, AGM 배터리 제작·판매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자회사 세방리튬배터리를 통해 배터리 모듈 제조 등의 사업을 영위함으로써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특성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확장될수록 AGM 배터리의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세방전지는 당사의 AGM 배터리 판매 물량 가운데 AS용 납품 물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세방전지


세방전지 관계자는 “AGM 배터리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며 “일괄적으로 각각의 마진을 비교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 증권사가 파악한 마진차이가 맞다”고 답했다.

또한, 꾸준히 생산능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공장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게재된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AGM 배터리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창원 공장은 연 400만대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배터리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배터리 제조 단계는 7~8개의 공정으로 나눠져 있다”며 “당사는 꾸준히 내부 공정 효율을 개선시키기 위해 설비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규모 확장을 통한 단순 캐파 증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증설 목표치는 유동적이다. DS투자증권, 교보증권, 하나증권 등의 자료에 따르면 세방전지의 창원공장은 규모 확장을 진행해 2025년 연 500만대에 적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방전지 측은 고정적인 목표치로 진행하고 있진 않다고 지적했다. 공장 효율성 제고에 따라 추가 생산 되는 물량은 대부분 AS용으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셀, 모듈, 팩 구조. 사진=삼성SDI
세방리튬배터리로 배터리 모듈 사업 확대
세방전지는 배터리 모듈 사업의 성장 방향성도 알렸다. 세방전지의 자회사 세방리튬배터리는 배터리모듈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세방리튬배터리는 삼성SDI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 제작까지의 공정을 책임지고 있다”며 “관련 기술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향후에는 배터리 팩 제작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배터리 모듈 수주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전동화 시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배터리 셀 기업들이 제품 공급 물량을 점차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완성차 기업(최종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배터리 규격이 각각 상이하며 이 같은 사안에 배터리 셀 기업이 일일이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제조 환경에 대응하고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자 배터리 셀 기업들의 모듈·팩 외주화는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세방리튬배터리의 실적은 ▲2022년 매출 402억원, 영업손실 150억원, 당기순손실 165억원에서 ▲2023년 매출 1780억원, 영업이익 71억원, 당기순이익 44억원을 기록해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2388억원, 당기순이익 6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파이낸스스코프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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