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가 더욱 탄력을 받으면서 달러화 지수는 1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트럼프 트레이드,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현상 강화에 더해 ‘금리인하를 서둘러야 할 신호가 없다’라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발언 등 달러 강세가 재료만이 부각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로 급등하던 미국 국채 금리가 4.4%대에서 숨고르기를 보이면서 다소 상승세가 진정될 것 같았던 달러지수는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다시 급등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현재 우리가 미국 경제에서 보고 있는 강함은 (통화정책) 결정을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라고 언급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실제로 파월의장의 발언으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동결 확률은 약 38% 수준까지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밝힌 바와 같이 4분기들어서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조한 추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애틀랜타 연준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는 11월 7일 기준 전기 대비 연율 2.5%”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강한 고용시장이다. 지난주 신규 주간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시장예상치 22만건을 하회하는 21만 7000건을 기록했다. 그는 “강한 고용시장 흐름은 4분기 미국 성장률이 기대보다 높을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유로에 대한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 규모가 확대되는 동시에 엔화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은 순매수에서 순매도 전환됐다. 즉, 유로 및 엔화에 대한 추가적 약세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시그널이다.
그는 “달러화 추가 강세를 예상하는 이유는 트럼프 관세 정책 등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국이 자국 통화 가치의 절하를 어느 정도 용인할 가능성”이라며 “유로 및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 중이고 위안화 가치 역시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 지준율 및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크다는 점은 위안화 추가 약세이고 관세 충격 완충 차원에서도 위안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결국 1400원대에 이미 진입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압력도 커질 것”이라며 “환율 불안은 한은의 금리결정에도 큰 부담을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이행 여부에 따라 내년 국내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상황으로 즉 1%대 초반 수준까지도 성장률이 하락할 잠재적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환율 불안이 한은으로 하여금 조기 추가 금리인하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