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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는 서울 상가를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이지만 낙찰률은 올 평균 16.8%까지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12년(16.7%)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상가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소비 구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현재 오프라인 상가 시장은 전형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했다”고 상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임대료가 떨어졌다고 투자 기회로 삼겠다는 역발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소규모 상가 시장은 구조적인 침체기에 돌입한 만큼 단기간에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나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핫플레이스나 명동, 서촌 등 외국인 관광객 위주의 상권은 좀 더 나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소장은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 외식을 하더라도 ‘모처럼 외식을 하니까 기왕이면 좋은 데로 가자’며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이 형성된다”며 “사람이 몰리는 곳은 더욱 몰리는 반면 타깃층이 모호한 동네 상권은 더욱 발길이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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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상권이라도 무조건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유동인구가 많을수록 임대료가 높고, 유행에 민감해 상권의 분위기가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홍대 등 핫플레이스는 ‘선택적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때그때 트렌드 등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만큼 부침이 크다”고 설명했다. 상권이 활발해져 임대료가 오르는데 상권 트렌드에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면 동네 상가는 살아남기가 어려운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위험도 거론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내년은 상가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커질 시기라 상가투자는 삼가는 것이 가장 나은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