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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의 이름이 불리고 대형 전광판에 선수들의 얼굴이 나올때마다 관중석에선 소녀팬들의 비명이 쏟아졌다. 심지어 황인범(아산무궁화), 김문환(부산) 등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에게도 큰 함성이 이어졌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효과가 A매치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아시안게임 이후 처음 치른 성인대표팀의 A매치.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축구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힘입어 활기찬 모습으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A매치 친선 평가전에서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남태희(알두하일)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의 데뷔전이어서 승리가 더욱 의미있았다.
그동안 성적 부진과 팬들의 비판으로 몸살을 앓았던 한국 축구가 긴 침체를 넘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경기였다.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에서 충격패를 당했지만 이후 이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을 잇따라 격파한 뒤 결승에서 일본까지 누르고 당당히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금메달도 금메달이지만 선수들이 대회 기간 내내 보여준 투혼과 끈기는 온 국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의 기적같은 승리에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쾌거가 이어지면서 한국 축구에 쏟아졌던 팬들의 비난은 응원으로 바뀌었다.
한때 대표팀 경기력에 실망한 팬들의 외면으로 A매치 관중석이 텅텅 비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전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팬들은 90분 내내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도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친선경기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고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이날 코스타리카전은 한국 축구의 장밋빛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물론 그런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는 것은 대표팀과 협회의 계속된 숙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