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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천과 목동에서는 두 선수 모두 나란히 대기록을 작성했다. 테임즈는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40홈런-40도루 기록을, 박병호는 최다 타점 신기록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순위싸움 못지 않게 MVP 경쟁까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먼저 MVP 후보 테임즈가 시동을 걸었다. 인천 SK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테임즈는 1회 첫 타석에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좋은 타격감을 보이더니 그 다음 타석인 3회 일찌감치 대기록을 완성했다.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루로 내달렸다. 결과는 세이프. 이날 경기 전까지 46홈런에 39도루를 기록하고 있던 테임즈는 첫 타석 홈런 1개를 더한데 이어 도루 1개를 더 추가하며 대기록을 작성했다.
40홈런 40도루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임은 물론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한 시즌에 KBO 리그보다 18경기가 많은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호세 칸세코(1988년), 배리 본즈(1996년), 알렉스 로드리게스(1998년), 알폰소 소리아노(2006년) 등 단 4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며, KBO리그보다 오래된 역사를 이어온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단 한 명도 기록하지 못한 진귀한 기록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박병호가 아니었다. 40여분 뒤 목동에서 박병호의 홈런 소식이 들렸다. 개인 최다 홈런이자 리그 최다 타점 신기록이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지난 해 개인 최다 홈런 52개를 기록한 박병호는 닷새만에 홈런 1개를 더 추가하며 개인 최다 홈런을 작성했다. 1시즌 최다 다점 기록을 갖고 있는 이승엽(244타점)을 제치고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시즌 146타점째였다. 이승엽(삼성)의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에도 근접했다. 물론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우긴 어려워보이지만 그렇다고 박병호에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거포와 외국인 거포의 MVP 경쟁. 두 선수 모두 이미 꺼내들 수 있는, 자신있는 카드는 일단 다 꺼내보였다. 과연 MVP 경쟁에서 마지막에 웃을 선수는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