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인국 |
|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끝을 앞두고 시작을 돌이켜봤을 때, 이 두 지점이 꼭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마음 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고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 많다. 이런 의미에서 케이블채널 tvN 월화 미니시리즈 ‘고교처세왕’은 배우 서인국에 대한 믿음을 공고히 했다. 서인국을 캐스팅한 유제원 PD의 의도는 정확히 통했고, 이 작품을 선택한 서인국 또한 완벽히 옳았기 때문이다. ‘고교처세왕’ 마지막 회에 이르러 첫회를 돌이켜봤을 때, 이 두 지점이 꼭 같은 서인국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한없이 ‘호감’이 됐다.
| ‘고교처세왕’ 서인국. |
|
유제원 PD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서인국을 이번 작품에 주연으로 캐스팅한 이유를 여러 가지 가능성에서 찾았다.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을 보면 양복 입은 회사원 모습이 어울리다가도 tvN ‘응답하라 1997’을 생각하면 교복 입고 뛰어다니는 모습 또한 훌륭했다는 설명이었다.
서인국 역시 ‘고교처세왕’의 이민석 역할을 선택한 배경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했다. 각기 다른 드라마에서 어필한 매력을 넘어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모습을 이민석이라는 인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 서인국이 ‘대본 열공’ 중이다. |
|
▲근성, 통했다
자신감엔 근거가 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당시부터 엿보인 특유의 근성이 첫 번째였다. ‘고교처세왕’의 이민석을 연기하며 18세 고등학생부터 28세 대기업 본부장까지 연령와 사회적 지위, 다양한 인간 관계에 있어서 서인국은 ‘연기처세왕’ 다운 면모를 보였다. 주변의 만류에도 바쁜 스케쥴을 쪼개고 잠잘 시간을 줄여 대본을 공부하듯 들여다봤다. 혼자, 때론 같이 캐릭터를 연구하기도 했다. ‘땀의 노력은 배신 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몸소 보여준 셈이다.
| ‘고교처세왕’의 서인국. |
|
▲오픈마인드, 통했다
서인국은 ‘오픈 마인드’의 태도로 현장에 임했다. 그 모습이 ‘고교처세왕’에 이르러 연기의 꽃을 피운 서인국의 성장을 증거 하는 두 번째 이유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에 가수 출신까지, 배우로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기까지 여러 선입견이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인국은 현장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다른 배우들과 어울리는 법을 터득했다. 주말드라마(MBC ‘아들 녀석들’)부터 미니시리즈(KBS2 ‘사랑비’·SBS ‘주군의 태양’ 등)를 오가며 각기 다른 속도의 촬영 현장에 적응했다. 케이블 드라마(‘응답하라 1997’)와 지상파 드라마를 오가며 캐릭터의 경계, 소재의 제한 등 묘한 선이 있는 장르에서도 톤을 맞추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그 흔한 ‘연기력 논란’, ‘발연기’ 등의 꼬리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서인국은 마음과 생각이 열려 있는 배우였다. 어떤 연기를 제시하든 금방 받아들였고 그에 맞는 연기로 받아칠 줄 아는 배우였다. 나이 차이가 나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음에도 부담 없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파트너였다”고 전했다.
| 서인국의 열연. |
|
▲진심, 통했다
‘고교처세왕’의 서인국은 이번 작품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원맨쇼’부터 ‘떼쇼’까지 가능한 배우임을 증명했다. 아이스링크 위에서는 세상 둘도 없는 인기남으로 활보하고, 아버지 할아버지와 함께 일 땐 누구보다 속 깊은 아들이었다. 회사에서, 애정전선에서 경쟁자였던 이와는 상남자 다운 박력을 보여줬고, 18년 인생에 처음 찾아온 둘도 없는 연인 앞에선 밀고 당기기도 없는 쿨한 남자로 든든함을 안겼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결혼에 ‘골인’하게 된 상황에서는 든든한 오빠, 지켜주고 싶은 동생, 기대고 싶은 아빠 등 새로운 매력 포인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는 말은 사실 ‘고교처세왕’의 이민석 캐릭터가 아닌 다른 역할에서도 어떤 배우든 가질 수 있는 포부다. 다만, 그 의지가 드라마가 다 끝나고 스스로 돌아봤을 때, 얼마나 부끄럽지 않은 각오였는지가 중요하다. 서인국이 이번 작품으로 극찬에 가까운 호평세례를 받은 결과는 이민석으로 자신의 많은 것을 드러내고자 했던 서인국의 진심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 서인국과 이하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