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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최종 4라운드. 22언더파 266타를 치며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낸 에리야 쭈타누깐은 뒤에서 경기하던 아타야 티티쿨(태국·21언더파 267타)의 버디 퍼트가 홀을 벗어나는 순간 8년 전 놓쳤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상금은 24만달러(약 2억6000만원)이다.
2013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 마지막 날 4라운드. 17번홀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쭈타누깐은 18번홀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하며 박인비(33)에 역전패했다.
티샷을 끝냈을 때만 해도 쭈타누깐의 우승을 예고했다. 그러나 두 번째 친 공이 벙커에 빠져 언플레이블을 선언하고 4번째 샷으로 온 그린을 노린 공도 그린 뒤 러프에 떨어졌다. 5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쭈타누깐은 결국 트리플보기를 하고 말았다.
태국 선수 최초의 LPGA 우승과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쭈타누깐은 ‘태국의 박세리’로 통한다. 태국 여자골프의 개척자이자 선구자로 한국의 ‘세리키즈’처럼 태국에 여자골프의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LPGA 투어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쭈타누깐은 2019년부터 예상치 못한 슬럼프에 빠졌다. 두 차례나 상금왕을 지낸 쭈타누깐은 우승 없이 상금랭킹 11위로 떨어졌다. 2020년에도 13개 대회에 참가했지만, 상금랭킹 32위에 그치면서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선 쭈타누깐은 태국의 신예들과 우승 경쟁을 펼쳤다. 전 아마추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출신 아타야 티티쿨은 올해 나이 18세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패티 타와타나낏은 지난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하며 쭈타누깐의 뒤를 이을 새로운 태국의 강자로 떠오른 주인공이다. 우승을 내줬더라면 태국의 간판스타 자리도 내줄 수 있었지만, 극적인 역전으로 태국의 골프여제를 재확인했다.
2015년과 2017년, 2019년에 이어 이 대회 네 번째 우승 사냥에 나섰던 양희영(32)은 이날만 8타를 줄이면서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쳐 유소연(31), 패티 타와타나낏(태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최운정(30)은 공동 6위(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