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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이룬 정슬기(23·휴온스)는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담담하고 차분했다.
하지만 우승 인터뷰에서 부모님 얘기가 나오자 정슬기는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중학교 때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을 왈칵 쏟았다.
정슬기는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많이 아프셨다. 그때 우승컵 들고 꼭 달려가겠다고 어머니와 약속했다”며 “비록 지금 어머니는 먼 곳으로 떠나셨지만 저를 지켜보면서 기뻐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께 감사드린다. 우승트로피 들고 어머니에게 먼저 갈 것인가”고 말했다.
다음은 정슬기의 우승 인터뷰 일문일답.
-우승한 순간 의외로 담담했다.
▲사실 거의 울 뻔 했다(웃음)
-우승 소감을 말해달라.
▲오늘 힘들게 경기했던 것 같다. 이렇게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고 스스로 자랑스럽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 랭킹 57위였다. 시드 문제로 불안했을 것 같다.
▲심적으로 부담이 되기는 했다.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상황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것 같다.
-집 앞 공터에서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고 하던데.
-어릴때 누구에게 골프를 배웠나.
▲초등학교 때와 중학교 때는 아빠가 많이 봐줬다. 이모가 하와이에 계신다. 그곳에서 조금 레슨을 받은 적도 있다. 고등학교 때 서울로 올라와 본격적으로 레슨도 받고 운동도 하게 됐다.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것은 결코 아니다.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동갑내기 친구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나는 어렸을 때 국가 상비군도 못할 실력이었다. 너무 무대포로 시작해 골프를 못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투어에 와보니 그런 부분은 문제 되지 않았다. 그런 부분 생각하지 않고 게임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오늘 같은 순간을 늘 기다렸나.
▲그렇다. 선수는 매 대회 우승하려고 준비한다. 언젠가 나도 우승할 것이라 생각 했다.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선수로서 본인의 장기는 무엇인가.
▲연습했던 장소가 쇼트게임을 많이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샷을 많이 연습했다. 오늘까지도 아이언샷, 우드샷. 드라이버샷 등 풀스윙은 모두 자신있다.
-16번 홀과 17번 홀 보기를 범했는데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대충 우승권에 있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자세한 상황은 잘 몰랐다. 리더보드도 일부러 보지 않았다. 그래도 마지막 홀은 우승과 상관없이 파를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중학교 때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다.
▲(눈물)어머니가 많이 아프셨다. 우승해서 꼭 우승컵을 들고 어머니를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비록 먼 곳에 가셨지만 저를 지켜보면서 기뻐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께 감사드린다. 우승트로피 들고 어머니에게 먼저 갈 것인가.
-우승후보 ‘빅3’가 빠진 대회라 아쉽지 않았나.
▲선수들이 많이 안 나왔다는 기사를 봤다. 오히려 나 같은 선수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 했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원래 꿈은 LPGA에 꼭 가는 것이다. 한국에서 계속 잘하게 되면 LPGA에 꼭 가고 싶다. 체력적인 부분도 다듬고 쇼트게임도 다듬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나.
▲남은 일곱 번의 대회도 최대한 잘해보도록 노력하겠다. 체력도 자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