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선두' 칸투 "아직 5시 경기는 좀 낯설다"

  • 등록 2014-05-03 오후 8:22:53

    수정 2014-05-03 오후 9:13:41

두산 칸투가 7회 쐐기 투런포를 쏘아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두산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칸투는 3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단 한 방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칸투가 친 안타는 홈런 하나 뿐. 하지만 그 한 방을 위해 두산을 칸투를 택했고, 칸투는 그 기대에 100% 부응했다.

6회 이전의 칸투는 ‘허당’ 그 자체였다. LG 선발 류제국에게 완전히 막혔다. 두 타석 내리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것 저것 다 당했다. 직구에도, 슬라이더에도 연신 헛 손질을 하며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딱 한 방이 필요할 때, 그의 방망이는 빛을 발했다.

6회까지 퍼펙트로 끌려가던 두산은 0-1로 뒤진 7회 1사 후 오재원의 3루타로 포문을 연 뒤 김현수가 2루타로 뒤를 받히며 동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기서 흐름이 끊긴다면 경기 향방은 또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의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던 탓이다.

이 순간, 칸투의 한 방이 나왔다. 칸투는 흔들리는 류제국에게 카운터 펀치가 되는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볼 카운트 2-1에서 몸쪽 직구(143km)를 가벼운 스윙으로 돌려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비거리 125m.

칸투의 홈런은 두산에는 승리의 확신을, LG에는 또 한번의 패배라는 무거운 그림자를 안겨줬다. 팀이 꼭 필요로 한 순간에 크게 휘두르며 분위기를 끌어오는 4번 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 낸 것이었다.

칸투는 “(첫 두 타석 삼진을 당한 것에 대해)아직 5시에 시작하는 경기에 익숙하지 않다. 해지기 직전이라 공을 보기 어렵다. 해가 지고 라이트가 들어오며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었다. 홈런 순위는 중요치 않다. 팀 승리에 도움되는 홈런을 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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