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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는 2017년 데뷔해 4년 동안 우승 한번 없었다. 2021년 9월 열린 KG 레이디스 오픈이 김수지의 운명을 바꿔놨다. 115번째 출전한 이 대회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한 김수지는 그 뒤 56경기에 나서 4승을 추가해 KLPGA 강자로 거듭났다.
KLPGA 투어 선수들 사이에선 “1승보다 2승이 더 어렵다”도 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해 1승에 그친 뒤 다시 정상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선수가 많아 나온 얘기다.
김수지는 달랐다. 첫 승 이후 2승까지 겨우 두 달이 걸리지 않았다. 그해 10월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고비’를 넘겼다.
2022년부터는 김수지의 이름 앞에 ‘가을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8월까지 우승이 없던 김수지는 타이틀 방어에 나선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황정미에게 져 아깝게 대회 2연패를 놓쳤다. 그러나 이어진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타이틀 방어를 놓친 아쉬움을 털어냈고 일주엔 뒤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까지 거둔 4번의 우승 모두 9월과 10월에 만들어 내면서 김수지의 이름 앞엔 ‘가을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2년 연속 2승을 거둔 것은 물론 2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10차례나 톱10을 기록하면서 그해 가장 꾸준한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어지는 대상을 받았다.
김수지가 23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셋째 날까지 8언더파 206타를 쳐 단독 선두에 올라 가을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우승까지는 만만치 않은 경쟁을 뚫어야 한다. KLPGA 투어 상금왕을 지내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최혜진(24)이 1타 차 2위, 세계랭킹 7위 이민지(호주)가 3위(6언더파 208타)로 추격해와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한다.
통산 5승을 거두는 동안 아직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적이 없는 김수지는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겠다는 각오를 엿보였다.
그는 “내일도 좋은 경기를 하고 싶고 첫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수지가 꺼내 든 우승의 전략은 신중함과 실수를 피하는 판단력이다.
최혜진은 가을의 여왕을 상대로 KLPGA 투어 통산 1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아마추어 시절에만 2승을 거두고 2018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최혜진은 프로가 돼서도 9차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6월 같은 골프장에서 열린 롯데 오픈에서 3년 만에 KL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던 최혜진은 같은 장소에서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3라운드 뒤 최혜진은 “내일은 끝까지 집중하고 실수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다”고 물러서지 않는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김수지와 최혜진, 이민지는 23일 오전 10시 20분에 1번홀에서 마지막 4라운드 경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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